당장 못파는데…한투 "대출 연장 불가" 통보, 보로노이 "법적대응"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1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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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에 250억원 주식담보대출 상환 요구
"당초 1년 약정한 계약, 한투서 합의 어겨"
담보주식에 2025년 6월까지 보호예수 설정

신약개발 기업 보로노이의 최대주주가 3개월 전 받은 대출 250억원에 대해 만기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보로노이는 "당초 계약에 어긋나는 통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담보물인 주식에도 앞으로 1년6개월간 팔 수 없는 보호예수가 설정돼있어 주주들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당장 못파는데…한투 "대출 연장 불가" 통보, 보로노이 "법적대응"


보로노이 (30,450원 ▼1,200 -3.79%)는 김현태 경영부문 대표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주식 85만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 250억원에 대해 만기 연장 불가 및 대출금 상환 통보를 받았다고 3일 공시했다. 김 대표는 보로노이의 최대주주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할 당시 김 대표와 한국투자증권이 계약 기간을 1년 약정(3개월 단위 연장)으로 합의했음에도, 만기를 단 9일 앞두고 일방적으로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출은 김 대표가 보로노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8월 받은 것이다. 앞서 보로노이는 지난 6월 4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김 대표는 지분율(38.85%)에 해당하는 유증 배정물량 약 180억원어치 신주를 전부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증 발표 후 보로노이 주가가 이례적으로 오르면서 유증 규모가 커졌고, 김 대표에 배정될 신주 총액 역시 늘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 100% 유증 참여란 결정에 시장이 환호한 결과로 해석됐다. 김 대표는 약속을 지키고자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연 이율 6.5%에 25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계약 기간은 3개월이었으나, 이번에 연장이 거절되면서 만기는 지난 상태다.

현재로선 한국투자증권의 주식담보대출 상환 요청이 당장 보로노이 주주들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대출을 받는 대가로 한국투자증권에 제공한 담보인 주식 85만주에는 2025년 6월23일까지 매매가 불가능하다는 보호예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투자증권은 담보 주식을 즉시 시장에서 처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반대매매)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다.



보로노이도 이번 사태 대응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의 부당한 대출 상환 요구를 철회하기 위해 법률적인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초 1년 약정을 합의한 계약이다.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기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투자증권과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는 크게 두 가지 갈래로 흘러갈 전망이다. 첫 번째는 김 대표와 한국투자증권 간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져 김 대표의 대출 만기가 연장되는 것이다. 이 경우 김 대표는 당장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김 대표와 한국투자증권 간 협의가 결렬되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담보물인 김 대표의 보로노이 주식을 확보해 2025년 6월23일 이후 현금화하거나, 김 대표에 당장 담보가 아닌 주식을 매각해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김 대표의 보로노이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후자의 경우엔 시장에 대규모 주식 물량이 나올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의료기기 업체인 이오플로우 최대주주인 김재진 대표에도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 불가를 통보한 뒤 반대매매에 나섰다. 그의 주식 66만주가 시장에 풀렸다.


다만 양측 간 협의가 결렬돼도 보로노이가 법적 다툼을 예고한 만큼 대출금 상환 집행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다른 대출처를 찾을 수도 있다. 다수 증권사·기관로부터 1100억원을 차입했던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올해 초 횡령 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거래가 정지되면서 대출 상환 요구를 받았지만, 메리츠증권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급한불을 껐다. 김 대표와 비슷한 시기, 비슷한 조건으로 메리츠증권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김대권 보로노이 연구개발 부문 대표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대권 대표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은 최근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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