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에 K배터리 "예상 못한 건 아냐…위기는 기회"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3.12.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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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1년 행사서 연설을 갖고 “IRA 법은 미국의 일자리 및 경제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3.8.1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1년 행사서 연설을 갖고 “IRA 법은 미국의 일자리 및 경제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3.8.1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과의 합작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어온 국내 배터리·소재 업체는 미국의 IRA 규정에 일시적인 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요건만 잘 지킨다면 북미 시장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단 가능성에 공감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최근 줄줄이 중국 배터리 광물 채굴·제련 업체들과 JV(합작법인)를 만들었다. 미 정부가 중국 측 지분율이 25% 이상이면 외국 우려기업(FEOC)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들 기업은 최대 75%에 이르는 막대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美 IRA에 K배터리 "예상 못한 건 아냐…위기는 기회"
배터리 업계는 반도체법(CHIPS Act) 정도 수준의 대응책을 준비해왔다고 입을 모은다. 미 반도체법은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과 합작사업을 하는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희망 섞인 바람으로 50%의 허용 지분율을 기대했지만, 미국의 강도 높은 규제를 예상했던만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란 것이다. 중국과 JV를 설립하며 5대 5의 출자금을 분담한 국내기업은 추가 출자를 통해 지분율을 높이고, 중국 측 지분율 매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전량 인수 등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했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새만금, 모로코 등지에서 전구체·양극재 합작공장을 추진 중인 LG화학은 "만약 중국회사 지분이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FEOC가 규정된다면 필요시 화유코발트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야화와 합작은 MOU 단계에 그쳐 발표로 인한 영향 없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다만 실제로 업계가 체감하는 금전적 부담은 크다. 이미 배터리 업계의 계획된 설비·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상당한데다, 고금리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핵심 광물 공급선 대체를 위한 추가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흑연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생산과정에서 중국 비율을 낮추기 위해선 대체 조달선을 마련해야 하는데 결국 비용부담이 커질 것"이고 했다.

비용은 불가피하지만, 비관할 필요는 없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대응책만 잘 수립하면 북미 시장에서 기회가 될 것이란 긍정의 시각이다. 또 중국산 원재료 및 소재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한국에서 광물을 생산하는 소재사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공급선 대체 과정에서 일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번을 공급망 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할 경우 오히려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2년 안에 홀로서기에 성공해야 한다. FEOC가 생산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할 경우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을 사용할 경우 2025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와 부품은 대중국 의존도가 워낙 높아 짧은 시간에 개선되기 어렵고, 당장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급망 다변화는 필수불가결한 일이었기에 이번 발표를 계기로 자립에 속도가 붙인다면 한국 배터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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