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영국에서 발간 된 한 보고서의 요점이다. 환경단체가 아닌 영국 재계를 대변하는 영국산업연맹(CBI)이 발간했다. CBI는 이른바 '넷제로 경제'에 포함된 약 2만개 기업이 영국 경제 전체의 3.7%에 해당하는 710억파운드의 총부가가치(GVA)를 만든다고 추산했다. 넷제로 산업에는 재생에너지, 폐기물관리·재활용, 전력망, 건설기술, 금융, 농업기술, 에너지 저장, 탄소포집 등이 포함된다.
영국에서 이만큼의 공급망 기여도가 발생한다면 한국에서의 효과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 비중이 GDP의 30%에 육박하는 한국에서 8%대인 영국 보다 더 많은 관련 투자·고용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탄소저감 관련 제조업은 에너지통합 같은 새로운 산업 및 IT 역량과 직결된다. 단순한 제조업 비중 확대가 아닌 산업의 역동성 제고와도 밀접하다.
한국에서도 해상풍력 등의 분야에서 신사업을 도모하는 기업들은 조선업을 영위하던 경상남도 지역에 몰려 있다. 2010년대 구조조정을 거친 조선사 및 공급망 기업 중 상당수가 해상풍력 관련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전라남도 등도 서남해 지역의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 중이다. "지역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기회"라는 이 영국 보고서의 결론이 한국에도 유효해 보이는 이유다.
다만 한국이 제조업 강점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기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집중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한 풍력 기자재 기업 대표는 "최근의 에너지 전환은 동북아 제조업 생태계 변화와 맞물려 돌아가는데, 한국이 아직은 투자처로 매력 있지만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베트남 등 다른 강점이 있는 국가로 투자가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 전환 등 세계적 추세를 산업·고용에서의 가치창출로 연결하려는 전세계 정부들의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길 바란다는 당부와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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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산업1부](https://thumb.mt.co.kr/06/2023/12/2023120304344156657_1.jpg/dims/optim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