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데 운동은 무슨… 술 마시러 가자" 이런 당뇨병 환자의 최후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3.12.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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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추운데 운동은 무슨… 술 마시러 가자" 이런 당뇨병 환자의 최후


당뇨병은 계절과 무관하게 매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추울 겨울엔 겨울에만 나타나는 계절적·신체적 특징으로 인해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는 매년 크게 늘었다. 지난 2009년 약 190만 명이던 환자는 2013년 231만 명으로 21.6%나 늘었다. 지난 2020년에는 368만 명, 2021년에는 398만 명으로 증가해 당뇨병 합병증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이 떨어져 실내에만 있으면 칼로리 소모가 줄고 혈당이 오른다. 또 연말과 신년에 많은 모임에선 과식을 유도해 식단 조절을 어렵게 한다. 실내외 기온 차에 따른 면역력 저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 등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도 겨울철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한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병준 교수는 "겨울철에는 운동량 감소, 식단 조절의 어려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많은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매우 높게 나타난다"며 "당뇨병 환자는 겨울철 합병증 예방을 위해 더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뇨병 환자는 겨울에도 운동해야 한다. 춥다고 실내에서 움츠리고만 있으면 혈당 조절에 실패하기 쉽다. 운동은 신체 내 당질대사를 활발하게 해 혈당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게다가 잉여 칼로리를 소모해 비만도 막을 수 있다. 심폐 기능이 향상되고, 근골격의 상태가 좋아진다. 또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혹시 모를 심혈관계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 된다.

다만,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달리기 같은 운동을 무리하게 했다간 심혈관을 위축시켜 독이 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맞게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이는 게 좋다. 5~10분간 준비운동을, 20~30분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한 후 15~20분간 큰 힘이 들지 않는 운동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탈 때는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는 것도 좋다.

하지만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이 꼭 좋은 건 아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고, 혈당 조절이 어렵다면 오히려 당뇨병성 혼수나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이 있다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각종 명절과 신년 모임 등이 있어 식단 조절이 어렵다. 푸짐한 음식에 많은 사람이 둘러앉아 먹다 보면 평소 식사량을 초과하기 쉽다. 술을 마시거나 대화하면서 먹다 보면 먹는 양을 정확히 판단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따끈하게 즐기는 국물·탕 요리는 맵고 짜면서 자극적인 고칼로리 음식이 대부분이다. 이들 음식은 입맛을 자극해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게 한다. 게다가 이들 음식에 함유된 많은 양의 나트륨·지방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비만을 유도한다.

김병준 교수는 "식단 조절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숙제"라며 "당뇨병 환자의 혈당은 먹는 음식의 양뿐 아니라 종류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평소 운동을 잘하더라도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나쁘다면 혈당 조절에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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