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임시완, 경이로운 청춘의 '페이스 오프'

머니투데이 신윤재(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3.12.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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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갈아끼운 듯한 파격적인 코믹 연기 변신

사진=쿠팡플레이사진=쿠팡플레이


지난 1일은 배우 임시완은 35번째 생일이다. 서른다섯의 나이, 임시완의 모습은 지금의 시대를 사는 우리 청춘의 다양한 표정을 보여줬다. 때론 그 모습은 경쟁에 치여 고단했으며, 때로는 희망에 부풀어 반짝반짝 빛났다. 때로는 다가오는 첫사랑의 감정에 두근대기도 했으며,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심연의 바닥에서 광기로 물들었다. 유독 임시완의 그 가녀린 어깨를 보면 청춘의 고단함과 가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그가, 한 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코미디에 도전했다. 역시 임시완다운 도전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의 드라마 ‘소년시대’에서 임시완은 극 중 ‘온양 찌질이’로 유명한 장병태 역을 연기했다. 이제 단 4편이 공개됐을 뿐이지만, 임시완의 연기는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배우 안재홍이 넷플릭스 ‘마스크걸’로 들었다는 ‘은퇴작이 아니냐’는 말처럼, 대중의 그러한 평가는 캐릭터로 모든 걸 표현하는 배우에게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소년시대’ 임시완이 연기하는 장병태는 1989년을 배경으로 충청남도 온양에서 자란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다니던 학교에서 툭하면 맞던 병태는 맷집과 상황판단 능력이 덩달아 높아졌다. 그러다 불법댄스교습을 하다 야반도주를 하는 아버지 장학수(서현철)를 따라 부여로 간다. 부여농고에 갔지만, 그의 학창시절은 뻔했다. 내일 맞느냐, 모레 맞느냐 그 시기만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시기 아산을 주름잡던 ‘아산 백호’ 정경태(이시우)가 전학을 온다는 소식에 부여농고는 술렁인다.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로 경태를 쓰러뜨린 병태는 이름이 비슷한 이유로 부여농고 학생들로부터 ‘아산 백호’로 오해받고, 모든 상황이 지극히 우연히도 받쳐주면서 ‘싸움 짱’의 명성을 유지한다. 그에게는 부여 최고의 미인 강선화(강혜원)와의 연애와 또 같은 반으로 전학 와 언제 본색을 드러낼지 모르는 기억상실 상태의 경태가 있다. ‘소년시대’는 그러한 상황에서 성장하는 병태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쿠팡플레이사진=쿠팡플레이
코미디로 장르를 변경한 임시완의 모습은 굉장히 낯설다. 그 시절 유명한 바가지 머리로 자른 머리하며, 용기가 없어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눈. 뭘 하려 해도 허우적대는 몸치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충청도 사투리를 창작한 모습이 놀랍다. 그는 출연이 결정된 이후부터 충청도 사투리 선생님을 고용해 1대1 교습에 나섰으며, 댄서 효진초이에게 3개월 배운 춤 실력을 캐릭터에 써먹기도 했다.


주변의 충청도 네이티브 스피커들의 전언으로는 임시완의 재현은 훌륭한 축에 속했다. 특히 ‘원어민’들은 어미 쪽에 비음을 섞어 발음을 울리는 임시완의 메커니즘에 찬사를 보냈다. 부산 출신인 임시완은 그렇게 부여 어딘가에 살았을 것 같은 장병태를 재현했다.

연기는 노력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일정부분은 체질의 영역이기도 하다. 가수를 좋아해 제국의 아이들 멤버가 됐던 임시완에게 연기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가수였지만 춤도 고만고만, 노래도 고만고만, 무엇보다 평균보다 조금 왜소한 몸은 그를 도드라지지 않게 했다.

사진=쿠팡플레이사진=쿠팡플레이
그러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PD 눈에 들었다. 김PD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연예기획사 사장에게 연기에 소질있는 친구를 소개해달라고 했고,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이 임시완이었다. 그는 주인공 이훤(김수현)의 아역(여진구) 스승인 허염 역으로 등장했고 드라마의 인기에 일조했다. 연기가 마치 몸에 맞는 옷인 듯, 드라마와 영화 카메라 앞에서 그는 점점 더 자유로워졌다.

이후 ‘적도의 남자’ 이장일, ‘미생’의 장그래, ‘타인은 지옥이다’ 윤종우 등의 인생배역이 왔다.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변호인’에서 고문을 당하던 박진우, ‘오빠생각’의 한상렬,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조현수, ‘비상선언’ 류진석,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오준영 등을 연기했다.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진중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많은 연출자들이 그에게서 청춘의 싱그러움을 봤으며, 동시에 그 고단함과 시련 그리고 상실에서 이어진 광기를 발견했다. ‘열혈사제’를 연출한 이명우 감독은 그의 얼굴에서 코미디를 발견했으며, 데뷔 후 가장 망가지는 역할을 임시완은 늘 그렇듯 성실한 준비로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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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하나의 사람을 인기스타로 밀어 올려주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다. 그리고 자리만 잡게 되면 정년이 없다. 그야말로 숨이 다하는 날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살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짜는 없다. 배역을 위해 대중이 알고 있는 평소의 인격과 습관, 얼굴은 모두 컴퓨터를 고칠 때처럼 ‘포맷’이 돼야 하며 완벽하게 캐릭터를 설치했다 다음 배역을 위해서는 다시 포맷돼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손쉽지 않다. 고통이 따르고, 고민이 따른다. 늘 임시완을 만났을 때 신뢰감이 드는 이유는, 그가 그 과정을 요령 없이 정석대로, 담담하게 통과하려 한다는 점이고 매번 자신의 모습에 부족함을 느끼고 노력을 결심하고, 실제로 실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처음 도전하는 코믹 연기에도 요령 없이 정석대로 부딪쳤고, 상당한 호평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앳된 얼굴로 연기에 도전했던 임시완도 어느덧 그 경력이 13년. 20대 초반의 앳된 얼굴은 어느새 30대 중반의 성숙한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소년시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의 설렘과 떨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굴을 갈아 끼운듯한 임시완의 활약이 돋보이는 ‘소년시대’는 여전히 임시완이 ‘마음은 소년’으로 머물러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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