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하다"…자승스님 유서 3장 추가 발견

머니투데이 천현정 기자, 양윤우 기자 2023.12.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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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의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이 1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사진=천현정 기자 조계종의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이 1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사진=천현정 기자


화재로 입적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고(故) 자승스님의 거처에서 유서 여러 장이 발견됐다.

조계종의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은 1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첫 번째 유서는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전하는 내용이었다. 이 유서에는 "총무원장 스님께.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하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달라"고 적혔다.



두 번째 유서에는 수행자들에게 전법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유서에는 "상원신원과 함께해주신 사부대중께 감사하다"며 "우리 종단은 수행 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한다"고 적혔다. 이어 "결제 때마다 각 선원에서 정진하는 비구 비구니스님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존경한다"며 "해제 때마다 많은 선지식들이 나와 침체된 한국 불교를 이끌어가 주시길 서원한다"고 했다.

유서 내용 중 '결제'는 안거를 시작한다는 뜻이고 '해제'는 안거를 끝낸다는 뜻이다. '안거'란 스님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 공부와 수행에만 정진하는 행위다. 한국 불교는 여름 석 달과 겨울 석 달을 안거 기간으로 삼는다.



자승스님은 세 번째 유서를 통해 칠장사 복원에 대해 언급했다. 이 유서에는 "탄목,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 25년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고 적혔다.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유서 내용 중 '토굴'은 불교에서 '집' 같은 의미로 쓰인다. 따라서 조계종은 이를 칠장사의 요사채로 해석하고 있다.
조계종의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이 1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사진=천현정 기자 조계종의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우봉스님이 1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 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사진=천현정 기자
조계종에 따르면 전날 자승스님의 거처에서 유언장 10여장이 발견됐다.

조계종 대변인 우봉스님은 "여러 장의 유언장 중 상좌 스님들에 대한 당부 등 개인적인 내용은 제외하고 종단에 대한 당부 및 칠장사에 타고 가신 차량에서 발견된 메모와 연관된 내용 3가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내용에는 자승 대종사가 평소 해 오신 생과 사에 대한 말씀 및 종단에 대한 당부 등이 담겨 있다"고 했다.


우봉스님은 "(자승스님이) 인도 순례를 3월에 마치고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에서 거기를 열어봐라' 이렇게 얘기했다"며 "지인들이 '아이고 그런 말씀 마시라' 손사래를 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말을 들었던 스님 중 한 분이 전날 저녁에 기억나서 숙소를 직접 방문해서 장소를 열어보니 유언장이 이처럼 여러 장이 나왔다"고 밝혔다.

자승스님은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 칠장사에서 입적했다. 이날 오후 6시50분쯤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례는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진다. 분향소는 오는 3일까지 조계사에 마련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및 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전 조계종 총무원장 故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으로부터 감사 인사말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01.[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및 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전 조계종 총무원장 故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으로부터 감사 인사말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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