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 면역질환藥 적응증 첫 공개…"갑상선안병증 우선 공략"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12.0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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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덴마크 룬드벡에 4.48억달러 규모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APB-A1'
룬드벡, 英 R&D 이벤트서 '갑성선안병증'(TED) 우선 공략 전략 공개
향후 다발성경화증(MS)까지 적응증 확대…2028년 두 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 37.5조원

룬드벡이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R&D 이벤트에서 발표한 APB-A1의 타기전 경쟁약물 대비 경쟁력 관련 자료. 룬드벡은 에이프릴바이오로부터 APB-A1을 기술이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자료=룬드벡룬드벡이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R&D 이벤트에서 발표한 APB-A1의 타기전 경쟁약물 대비 경쟁력 관련 자료. 룬드벡은 에이프릴바이오로부터 APB-A1을 기술이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자료=룬드벡


에이프릴바이오 (15,030원 ▲30 +0.20%)가 덴마크 룬드벡에 기술수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의 세부 적응증이 처음 공개됐다. 갑상선안병증(TED)을 우선 공략한 뒤 다발성경화증(MS)까지 범위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8년 합계 37조5000억원의 시장 규모가 전망되는 분야다. 룬드벡이 앞서 임상 1상 안전성·유효성에 자신감을 내비친 만큼, APB-A1 가치 제고는 물론 같은 플랫폼을 적용한 후속 품목(APB-R3)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룬드벡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R&D 이벤트를 통해 지난 8월 임상 1상 투여를 마친 APB-A1을 갑상선안병증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개발 우선순위는 갑상선안병증으로 내년 3분기 임상 2상 진입이 목표다.



갑상선안병증은 갑상선 기능 이상이 있을 때 동반될 수 있는 안구 질환이다. 안구 돌출의 흔한 원인으로 꼽히며,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의 약 20%에서 갑상선안병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 돌출에 따른 환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물론, 복시로 인해 일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치료제는 없다. 미국에서 호라이즌의 'Teppezza'가 유일한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지만, 청력상실 등의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치료제의 필요성이 여전히 높다. 글로벌 갑상선안병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약 58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전망된다.



룬드벡은 그동안 경쟁사 견제 등 전략적 측면에서 APB-A1의 적응증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초 실적 발표를 통해 당시 적응증이 미공개 상태였던 갑상성안병증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요약 내용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리고 이번 발표에서 명확한 적응증을 제시하며 시장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룬드벡은 이번 발표에서 ABP-A1이 임상 1상을 통해 다른 기전의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약동학(PK) 데이터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지위를 자신하는 중이다. 약동학은 약물 투여 후 체내에서 약물의 농도변화 등을 규명하는 분야다. 임상에서 약물의 투여 경로·용량·빈도·기간 등을 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로 꼽힌다.

룬드벡은 성공적 1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년 2상에 이어 2025년 3상 이후 2030년 출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적응증 역시 향후 갑상성안병증과 다발성경화증 외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적응증으로 낙점된 다발성경화증은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는 까다로운 질환으로 꼽히며, 초기 재발 후엔 장애 없이 증상이 호전되지만, 재발이 반복되면 완전히 호전되지 않고 장애가 남는 등 후유증이 뒤따른다. 그 때문에 초기 관리가 필수적인 질환이다. 자가 주사제와 정맥 주사제 등 비교적 다양한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2028년 예상 시장 규모가 254억달러(약 30조원)으로 보다 방대한 편이다.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순항·청사진 제시에 'SAFA 플랫폼' 및 후속 기술수출 계약 기대감↑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 면역질환藥 적응증 첫 공개…"갑상선안병증 우선 공략"
APB-A1은 에이프릴바이오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지난 2021년 10월 4억4800만달러(약 5850억원) 규모로 룬드벡에 기술이전하며 기술 주목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회사의 첫 기술수출은 물론, 비상장 바이오벤처가 달성한 최대 규모 단일 계약이다.

특히 APB-A1과 같은 CD40L 항체 타깃 물질 중 아직 허가받은 제품이 없다. CD40L은 신규 타깃 항체로 CD40와의 상호작용을 억제하면 생체 내 주요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어 자가면역 및 염증 질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노피와 노바티스가 각각 개발 중인 다발성경화증, 갑상선 관련 치료제의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통해 시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상태다. 이에 바이오젠과 BMS 등 다수 글로벌 제약사가 CD40L 항체 타깃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CD40L 타깃이 중요한 이유는 B세포와 T세포 시스템과 모두 연관돼 선천과 적응 면역 반응 둘 다 타깃 할 수 있다. 생물학적 원리 상 CD40 타깃으로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적응증으로 개발할 수 있다"며 "에이프릴바이오는 국내 자가면역질환의 주요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암젠·사노피 등 CD40 경쟁 빅파마가 진행중인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과 항암제로 개발을 확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룬드벡의 APB-A1 임상 순항 및 전략 명시에 원천기술을 보유한 에이프릴바이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약효 단백질의 혈청 내 반감기를 증대시키는 지속형 원천 기술 'SAFA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업이다. 보유 파이프라인에 같은 플랫폼이 적용된 만큼, 기존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다른 품목의 기술이전에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에이프릴바이오의 유력한 후속 기술이전 후보로 꼽히는 파이프라인은 염증질환 치료제 'APB-R3'다. APB-A1과 같은 SAFA 플랫폼을 적용해 에이프릴바이오가 자체 개발 중인 인간 유래 인터루킨18 결합 단백질(IL-18BP)을 접합 융합 단백질 치료제다. 지난 8월 호주 임상 1상 투여를 완료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같은 구조의 단백질 의약품 중 유일 품목인데다, 피하투여 제제로 개발돼 높은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두건의 논문을 통해 동물실험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염증 질환의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을 공개했다. 이밖에 비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APB-R4), 각각 후보물질을 도출 중인 고형암 치료제(APB-R5), 남성불임 치료제(APB-R2) 등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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