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진출한 K-통계"…탄자니아에 '인구 센서스' 기법 전수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3.12.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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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1일 탄자니아 행정수도 도도마에서 알비나 추와 탄자니아 통계청장과 김선표 주탄자니아 대사, 한국 통계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탄자니아 ODA 사업 현지 완료 보고회 및 '타시스(TASIS) 개통식'을 개최했다./사진=통계청지난 11월 21일 탄자니아 행정수도 도도마에서 알비나 추와 탄자니아 통계청장과 김선표 주탄자니아 대사, 한국 통계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탄자니아 ODA 사업 현지 완료 보고회 및 '타시스(TASIS) 개통식'을 개최했다./사진=통계청


다양한 통계 조사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은 '인구 센서스(census)'다.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조사한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징병·징세 목적으로 추정된다. 각종 표본조사의 모집단으로서 한 국가의 모든 시민을 조사하는 근대적 개념의 인구 센서스는 1709년 미국에서 처음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호구조사'라는 이름으로 삼국시대부터 인구 센서스가 시작됐다. 1896년 9월 호구조사 규칙이 시행돼 근대적 의미의 통계 조사가 이뤄졌다. 현재는 통계청이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의 인구 센서스 기법은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 대상국은 탄자니아다. 탄자니아는 인도양 및 아프리카 8개국과 국경을 접한 동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드물게 10년 만에 실시한 인구 센서스를 지난해 9월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세계은행(WB)·유엔인구기금(UNFPA) 등 국제기구, 그리고 한국의 'K-통계'가 탄자니아의 성공적인 인구 센서스 수행에 크게 기여했다.

K-통계, 탄자니아로
탄자니아는 1978년부터 10년 주기로 인구 센서스를 수행했다. 그러나 국제기구와 외국 공여 자금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고, 필요 인력과 전산장비 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탄자니아 통계청은 △인구 센서스 실시 △제2차 탄자니아 5개년 개발계획(2016~2020년) 성과 측정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모니터링을 위해 한국 통계청에 ODA(공적개발원조)를 요청했다. 한국 통계청은 ODA 중점 협력국인 탄자니아를 거점으로 아프리카 지역으로 통계 협력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021년부터 탄자니아 통계 역량 강화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 통계청은 2021년 탄자니아의 '2022년 인구 센서스' 준비 현황을 심층 분석하고 관련한 전문 교육을 실시했다. 코로나19(COVID-19)를 고려해 화상으로 실시된 교육은 인구 센서스 조사용 지도 작성, GIS(지리정보시스템) 오픈소스, 인구 센서스 실시 등 3개 과정으로 구성했다. 한국의 '2020년 라운드 인구 센서스'를 맡았던 실무자가 직접 업무 경험을 전수했다.

탄자니아 통계청 루쓰 민자(Ruth Minja) 센서스 국장은 2021년 전문교육 완료 후 "인구 센서스를 준비 중인 탄자니아로선 한국이 걸어 온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가면 될 정도로 매우 유용한 교육이었다"며 "연수를 통해 얻은 지식과 노하우가 성공적인 인구 센서스에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타시스(TASIS)로 재탄생한 K-통계 시스템
탄자니아 통계DB서비스시스템 '타시스(TASIS)' 메인 화면/사진=통계탄자니아 통계DB서비스시스템 '타시스(TASIS)' 메인 화면/사진=통계
2022년에는 탄자니아 통계청 내 세렝게티홀에 통계 교육 및 실습 목적으로 통계 전산 강의실을 구축했다. 통계 전산 강의실은 2022년 탄자니아 인구 센서스 자료 처리실로 활용되기도 했다.

올해는 한국의 통계정보서비스시스템(KOSIS)을 이식했다. 탄자니아 통계청과 통계 작성 기관이 데이터를 쉽게 입력하고 이용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탄자니아 통계 DB(데이터베이스) 서비스 시스템 '타시스(TASIS)'를 개발했다. 지난달 탄자니아 행정수도 도도마에서 시스템 개통식을 개최했다. 타시스는 2022년 인구 센서스 결과 자료를 반영한 인구 피라미드 등 통계 시각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센서스 성공 경험과 업무 노하우 전수에 대한 국제사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베트남·콜롬비아·볼리비아 등 통계청 직원에게 한국의 등록 센서스 교육을 실시했다. 또 제53차 유엔통계위원회(UNSD), 제31차 인구 센서스 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 한국의 2020 인구 센서스 성공 사례를 소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국은 원조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로 통계 분야에서도 과거 선진 기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며 "한국이 개발한 인구 센서스 혁신 사례와 노하우를 많은 국가에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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