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진=플래디스엔터테인먼트
그룹 세븐틴의 멤버 호시는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MAMA 어워즈’에서 미니 10집 ‘FML’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직후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 이 상에 앞서 세븐틴은 ‘2023 더팩트 뮤직 어워즈’ 대상을 비롯해 유수의 시상식을 섭렵했다. 데뷔 8년 만에 만개한 셈이다.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SEVENTEENTH HEAVEN)’으로는 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초동) 500만 장을 넘긴 최초의 아티스트가 됐다. K-팝 아티스트 역대 초동 1위이라는 수식어는 당연히 따라왔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대중성’이다. 통상 보이그룹은 거대 팬덤에서 생명력을 얻는다. 팬덤의 절대적 지지 속에 엄청난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지만, 대중과는 괴리가 생기곤 한다. 하지만 세븐틴은 올해 이런 한계까지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들의 노래 ‘파이팅해야지’와 ‘손오공’ 등이 범 대중까지 사로잡으며 ‘국민 그룹’의 영역에 더 가까워졌다.
2023 MAMA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세븐틴 멤버들이 수상 직후 감격의 소감을 전하자 현장에 모인 4만여 관객들은 "파이팅"을 외쳤다. 이는 그들의 히트곡 ‘파이팅해야지’에 기인한 응원이라 할 수 있다. MAMA 어워즈에 모인 모두가 세븐틴의 팬이라 볼 순 없다. 하지만 세븐틴에게 ‘파이팅’이 어떤 의미를 갖는 키워드인지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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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에서 우지는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오래 걸린 것 같다. ‘너희는 안될 것’이라고 정말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오랜 기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세븐틴 멤버들이 가슴 속 깊이 넣어둔 아픔과도 같은 한 마디였다.
세븐틴이 멤버 17명으로 구성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잖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세븐틴의 공식 멤버는 13명이다. 여기에 힙합팀, 보컬팀, 퍼포먼스팀 등 3개의 유닛이 더해지고, 나머지 하나는 팬덤 캐럿이 차지한다. 그래서 이를 모두 더해 세븐틴(13+3+1)이다.
사진=플래디스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몇 년 사이 상황은 달라졌다. 엑소 멤버들이 하나 둘 군입대하면서 완전체 활동이 어려워졌고, 역대 가장 성공한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 역시 지난해부터 개별 활동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이달 중순 멤버 모두 군복무를 시작하면 2025년까지 방탄소년단의 부재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세븐틴은 건재하다. 지금 이 시점 최전성기를 맞았다. 세븐틴은 데뷔 당시 "평균 나이 17세" 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8년이 흐른 지금, 그들의 평균 나이는 여전히 20대 중반 언저리다. 그들에게 여전히 시간이 많고, 연료가 많이 남았다는 뜻이다.
게다가 많은 인원도 세븐틴의 장점이다. 1, 2명이 부상으로 빠져도 그룹 활동에 큰 제약이 없다. 물론 완전체 활동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팬들의 안타까움도 크지만, 정체성을 유지하며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강점이다. 또한 유닛 활동도 활발하기 때문에 멤버들 간 군복무 기간을 조율하면서 세븐틴의 공백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전원 재계약을 체결한 세븐틴 멤버들의 단합력 또한 이 팀의 확실한 컬러를 보여준다. 지난해 세븐틴은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에 출연해 전원 재계약 일등공신은 민규 임을 알리며 "재계약 관련 미팅을 개인이 아닌 단체로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돈, 미래, 계약기간, 수익 비율, 싫은 소리 등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계산적인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 힘들어 외면하고 싶었다"면서 서로 간의 유대, 소속사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본래 팀을 이기는 개인은 없다. 개개인의 힘이 세도 그들이 뭉치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위력이 배가된다. 세븐틴은 그런 마인드를 가진 멤버가 무려 13명이나 있다. 그리고 8년차인 현재도 그들은 ‘ing’다. 세븐틴의 2024년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