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KCC 감독.
'슈퍼팀'이 좀처럼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부산 KCC 이지스가 뒷심 부족으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사령탑은 할말을 잃었다.
이날 경기는 어러모로 주목받는 매치였다. 사직체육관의 전 주인과 현 주인의 맞대결이었다. KTF 매직윙스 시절인 지난 2003~2004시즌부터 부산을 연고지로 했던 KT는 2006~2007시즌부터 14년 동안 사직을 홈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경기도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KT 허훈(왼쪽)과 KCC 허웅.
하지만 KCC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KCC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4승 7패, 승률 0.364로 8위에 머물렀다. 기존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에 올 시즌을 앞두고 최준용과 이호현을 영입했고, 군 복무 중이던 'MVP' 송교창도 11월 팀에 복귀했다. 이에 '슈퍼팀'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홈 경기 대관 문제로 인한 원정경기 속에 4연패에 빠졌고, 지난 25일에는 홈에서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에도 81-96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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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기 전 전창진 KCC 감독은 팀에 변화를 줄 뜻을 밝혔다. 전 감독은 "수비 문제점이 많은 팀이라, 똑같은 방법보단 변화를 줘야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0분 이상 존 디펜스(지역방어)를 쓸 거라 예상한다. 오늘은 그게 잘 돼야 한다"며 "문성곤 한희원에게 열어주는 한 있어도 앞선 득점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공격에서는 "다른 문제보다 움직임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볼 잡았을 때 정체되지 않고 움직이며 상황 만드는 동작이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상대가 작은 선수가 나오면 미스매치를 활용해서 공격을 시도하려고도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KCC 알리제 존슨(오른쪽)이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도 전반은 42-43 한 점 차를 유지하며 쫓아갔다. 그러나 앞서 수비에 집중하던 허훈이 3쿼터에만 14점을 쏟아내자 KCC는 흔들리고 말았다. 상대 수비의 저돌적인 플레이 속에 턴오버가 이어졌고, 점수 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쫓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패배했다.
KCC는 이날 알리제 존슨이 2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최준용과 이승현, 라건아 등 주축 선수의 침묵 속에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게임 후 전 감독은 "감독으로서 부끄러운 경기였다. 준비를 잘못했다. 그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긴 채 인터뷰실을 떠났다.
KCC 전창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