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등에 업은 SK하이닉스, 임금 인상 소급분 12월 내 지급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11.30 16:16
글자크기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정문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정문


SK하이닉스 (191,800원 ▲1,800 +0.95%)가 올해 임금 인상 소급분을 12월에 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노사는 지난 8월 올해 임금협상에서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시점에 소급분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는데, 이 시점이 내년 1월로 여겨졌다. 3분기 D램 흑자 전환 등 상황이 풀리면서 지급 시기를 한 달 가량 앞당겼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30일 이천 사업장에서 '함께 하는 더(THE)소통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곽 사장은 "D램은 확실히 반등했고, 내년 상반기 중엔 낸드까지 반등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올 한해 고생했다"고 직원들을 격려하며, 노고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연봉 인상 소급금을 올해를 넘기지 않고 12월 내에 주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봉 인상률은 4.5%다.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2%는 이미 올해 초 부터 선반영해왔다. 나머지 2.5%에 대한 소급분 지급 시기를 흑자전환 시로 정하면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이 시점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적자 1조79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4개분기 연속 적자다. 그러나 일찌감치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작한 감산과 HBM(고대역폭메모리)와 DDR(더블데이트레이트)5 등 하이엔드 메모리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적자 규모는 계속해서 줄었다.



4분기 역시 영업 적자가 예상되지만, 그 규모는 3000억원가량으로 기존 대비 크게 줄 것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

또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의 양대 축 중 하나인 D램은 1분기 적자로 돌아선 이후 2개 분기만인 지난 3분기에 흑자전환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D램 매출은 46억3000만달러로 시장점유율 35%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점유율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내년 상황도 나쁘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4세대) 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캐파(CAPA, 생산능력)가 모두 '솔드아웃'됐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 HBM3를 AI(인공지능)반도체 '큰 손'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곳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상황이 긍정적으로 흘러가며 반등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단 자신감에 임금 인상 소급분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SK하이닉스의 연간 기준 추정 영업이익은 8조5000억원으로, 예상대로라면 최근 3년 내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