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너무 올라 살게 없다고?...전장 시장 주도할 '이 종목'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11.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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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에 이어 로봇 관련주까지 최근 급등해 지금이라도 매수를 해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증권가에서는 고금리로 둔화됐던 모바일 기기 수요가 내년에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전장 사업 시장 규모도 커지는 만큼 그간 낙폭이 컸던 삼성전기와 비에이치에 주목한다.

2차전지 너무 올라 살게 없다고?...전장 시장 주도할 '이 종목'


30일 증시에서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0.27%) 내린 14만5700원에 비에이치 (16,690원 ▲140 +0.85%)는 400원(1.88%) 오른 2만1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금리로 모바일 기기 수요가 둔화한 탓에 삼성전기와 비에이치 주가는 올해 들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코로나19(COVID-19) 시기 삼성전기는 20만원을 돌파했고 비에이치도 3만원을 뚫는 등 오름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주가 흐름이다.

최근 증권가에서 삼성전기와 비에이치에 주목하는 건 금리 하락 기대감이 불거진 덕택이다. 2년간 둔화됐던 모바일 기기 수요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모바일 기기용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전기와 비에이치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IT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PC 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는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델은 올해 하반기부터 PC 시장 하락세가 완화되고 내년에는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고, 퀄컴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기존 재고를 대부분 소진해 신규 주문이 발생하고 있어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안정화 초기 징후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전장사업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장 부품 시장은 이미 지난해 스마트폰 부품 시장 규모를 뛰어넘었다.

전장 부품 시장에서 2차전지에 쏠린 주목도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장 부품 업체들은 성장 가능성 대비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화하면 고성능 센싱 카메라와 고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를 불러일으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 MLCC와 AI 반도체가 성장 이끌 것…비에이치는 아이패드 OLED 탑재 기대감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모습/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모습/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고부가 전장용 MLCC 제품과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기판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파워트레인용 MLCC는 고온과 고압에서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범용 MLCC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장 MLCC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간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기는 MLCC 내에서 전장 비중을 올해 20%에서 내년 25%로 늘릴 것으로 예상돼 평균 판매단가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도 삼성전기의 먹거리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베트남에 공장을 증설하는 등 꾸준히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이어왔다. 자동차에 자율주행을 포함해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고 있는 만큼 전장용 기판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장용 기판의 마진 개선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비에이치는 내년에 아이패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공급 기대감이 나온다.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궈 대만 TF 증권 연구원은 내년 아이패드에 OLED가 채택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비에이치는 그간 애플에 아이폰용 OLED FPCB를 납품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아이패드에도 납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비에이치는 차량용 무선충전기 등 전장용 케이블로도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는 지난해 LG전자 전장사업 본부의 모바일 무선 충전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BH EVS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5%, 19.5% 성장해 최대 실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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