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시내 이허위안(?和園)의 설경. /사진=머니투데이DB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30일 사설을 통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다른나라 지도자와 회담을 마지막 순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건 심각한 외교예절 위반"이라며 "제 3자 입장에서 볼 때 파르테논마블스의 반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그리스의 행동은 자연스럽고 정당한 권리이며 영국은 이를 막을 자격은 물론 권한도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더타임스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사전 합의를 어기고 파르테논마블스 반환 문제를 언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회담이 깨졌다고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미래를 위해 실질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해놓고 과거 문제에 대해 이슈화하려는 의도가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측은 반면 사전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영국은 국제무대에서 민주주의와 개방을 외치면서 자국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들에게 '닥치라(閉嘴·shut up)'고 요구하는데 이런 고압적 태도는 어디서 기인하느냐"며 "또 일부 영국 언론은 마초타키스 총리의 정당한 요청에 대해 '도발'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런 민감성과 방어성, 탐욕, 이기심은 제국주의 잔재가 영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완고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그리스 조각상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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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엘긴 가문과 중국은 별도의 역사적 구원이 있다. 중국 측은 "파르테논 마블스의 별칭인 엘긴 마블스는 당시 이 조각품을 영국으로 가져간 7대 엘긴 백작의 이름을 따 명명됐는데 그 아들인 8대 엘긴 백작은 영국군 사령관이자 예전에 이화원을 불태우라고 명령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청나라 강제 개방 과정에서 베이징을 점령했던 열강 연합군 내에서 영국군이 문화재 파괴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으로서는 영국박물관 엘긴 룸에 별도 전시된 이 전시품들을 그대로 보아넘길 수 없는 명분이 있다는 거다. 중국은 "엘긴 룸은 실제로 이 가문의 악명 높은 행위를 전시하고 있으며, 이는 옛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 식민지들에 가져온 고통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어 "최근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등의 국가는 문화유물을 반환하고 일부 국가지도자는 사과까지 했다"며 "그러나 영국은 식민주의 문화를 성찰하고 식민시대 문화재의 반환과 보상엔 최하위에 있어 극명히 대조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앞서 언급한 독일, 프랑스 등은 상대적으로 유럽에서 중국의 일대일로에 적극 참여했던 나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