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 없는 BNK' 미리보기, "시기 빨리 와 선수들 당황했지만..." 끝내 3G 만에 없이 이기는 법 터득

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2023.11.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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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김한별이 29일 삼성생명과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WKBLBNK 김한별이 29일 삼성생명과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WKBL


부산 BNK 썸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김한별(37)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김한별 없는 BNK' 미리보기가 시작됐다.

BNK는 2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홈경기에서 59-58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BNK는 3연패를 끊은 동시에 홈 첫 승을 기록하며 3위 삼성생명과 1.5경기 차로 따라가게 됐다.



최근 BNK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김한별의 부상이다. 그는 지난 1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원정경기에서 경합과정 중 상대와 충돌하며 왼쪽 발목과 무릎을 다쳤다. 이로 인해 결장을 이어가고 있고, 박정은 BNK 감독은 "3라운드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한별의 존재감은 BNK에서 큰 편이다. 기록적인 면 외에도 어린 선수들이 많은 BNK에서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단 후 2시즌 동안 하위권에 머물던 BNK는 김한별 입단 후 2시즌 연속 '봄농구' 진출을 이뤄냈다. 박 감독은 "(김한별은) 코트 안에서 뿜어져나오는 안정감이나 기싸움이 세다. 그런 면에서 (결장이) 아쉽다"고 말했다.



BNK 김한별이 20일 삼성생명과 원정경기 도중 왼쪽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WKBL BNK 김한별이 20일 삼성생명과 원정경기 도중 왼쪽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WKBL
하지만 BNK 입장에서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김한별과 이별할 시기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점점 몸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김한별 없는 팀 상황도 가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김한별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이탈에 아직은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김한별이 다쳤던 16일 경기에서 70-80으로 패배했던 BNK는 20일 KB전(62-83), 25일 하나원큐전(54-63)까지 3연패를 기록했다. 대권도전에 나서는 KB전 패배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었지만, 맞대결 전까지 시즌 단 1승뿐이던 하나원큐에 패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박정은 감독은 29일 경기 전 "(김한별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기가 빨리 와서 선수들도 당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부분을 덜 느끼게 수비나 공격에서 더 준비했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그런 걸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있을 땐 한별이 있는 나름 장점이 있다면, 없을 때도 장점이 있다"며 이 부분을 살릴 뜻을 밝혔다.


29일 경기에서 BNK는 안혜지-이소희-한엄지-진안-박성진을 스타팅으로 내세웠다. 백업 빅맨 박성진이 들어온 점이 눈에 들어왔다. 박 감독은 "수비, 체력, 스피드에 공을 들여서 준비했다"며 "(박)성진이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한엄지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BNK 박성진(오른쪽). /사진=WKBL BNK 박성진(오른쪽). /사진=WKBL


김한별 없이 3번째 경기를 펼친 BNK는 앞선 2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경기에서 3점슛 17번 시도 중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던 BNK는 이날은 초반부터 이소희가 외곽포를 터트리면서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실마리를 잡았다. 새로 투입된 박성진이 상대 배혜윤과 매치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사이, 부담을 덜어낸 진안이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1쿼터를 21-10으로 앞서며 마친 BNK는 2쿼터 한때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상대의 파울을 이용해 득점을 추가하며 다시 앞서나갔다. 다만 3쿼터부터 삼성생명의 3점포가 가동되면서 점수 차가 좁혀졌고, 4쿼터 들어서는 삼성생명의 리드로 흘러갔다.

그래도 BNK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잡아냈다. 4쿼터 종료 14초 전 한 점 차로 뒤지던(57-58) 상황에서 진안이 자유투를 2개 다 놓치면서 패색이 짙었던 BNK는 안으로 볼을 가져오던 배혜윤을 놓치지 않고 안혜지가 파울도 불사하며 스틸에 성공했고, 종료 3.6초 전 극적인 위닝샷을 성공시켰다. 마지막 수비에서 이해란의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BNK는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김한별 없는 상황에서 드디어 승리를 따낸 것이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준비한 부분을 잘 이행해줘서 초반 기선제압 잘해줬다.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게임을 하다보면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선수들이 집중했다. 누구 한명이 아니라 다같이 준비하고 바랐던 승리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BNK는 이날 베테랑 없이도 승리하는 방법을 하나 알아가게 됐다.

BNK 선수단이 29일 삼성생명전을 승리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WKBL BNK 선수단이 29일 삼성생명전을 승리한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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