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의 사례처럼 육아휴직을 '용기' 내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년대비 30.4% 늘어난 3만7885명이다. 6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약 5배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려면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이에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를 활용한 5명 아빠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또다른 대기업에 다니는 C씨 역시 첫째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시기인 2019년에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썼다. 회사 차원에서 처음으로 남성 육아휴직을 활용한 사례는 아니지만, 부서 내에선 첫 사례였다. C씨는 "남자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분위기가 많이 바뀌면서 지금은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많이 활용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건설사에 다니는 E씨는 2022년 1월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다행히 회사가 눈치를 주지는 않았다고 한다. 육아휴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제약도 없었다. E씨는 "회사가 눈치를 주는 건 아니었지만 스스로 눈치를 보는 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회사 눈치보다 '경제적 어려움'이 고민육아휴직을 쓴 '5명의 아빠'들은 "육아가 얼마나 힘든 건지 느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모처럼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된 아내와의 갈등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와의 특별한 추억을 되새기는 이들도 많았다. A씨는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라며 "최근 둘째 아이가 생겼는데 내년에도 육아휴직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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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경험한 후 생긴 현실적인 고민은 경제적인 부분이다. D씨는 "마음 같아선 (법정 기한인) 1년을 채워 육아휴직을 쓰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주변에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E씨는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이 낮아 육아휴직 기간에 모아둔 돈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아빠육아 개선활동가인 김기탁 평론가는 "예전 우리의 아버지들은 무뚝뚝하고 무서운 존재였지만,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려고 하는 분들이 많다"며 "정부도 아빠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혜택을 주려면 확실하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