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 시장 혼돈…"분양 더는 못 미룬다" VS "미루자"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3.11.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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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동산 시장 혼돈…"분양 더는 못 미룬다" VS  "미루자"


연말까지 전국에 약 5만5000가구의 물량이 분양된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1만3000가구가 더 많다. 대형사들은 가급적 연말까지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분위기지만 중견사는 미루겠다는 입장으로 차이를 보였다.

2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마지막 주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총 58개 단지를 통해 5만5268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임대를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3만9198가구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약 4만2000가구(일반분양 2만가구)가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전체 기준으로 1만3000가구가 많다.



이 중 10대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물량(컨소시엄 제외)이 22개 단지 총 2만1053가구로 전체의 약 38.1%를 차지한다. 이 중 일반분양은 1만2179가구다. 10대 건설사는 국토교통부가 정한 도급순위 상위 10곳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순이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 계획된 곳은 GS건설로 4개 단지에서 6212가구(일반분양 219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어 포스코이앤씨가 6개 단지 5937가구(일반 3921가구)를 공급한다.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를 비롯한 4개 단지에서 3414가구(일반 2485가구)를, 롯데건설이 3개 단지에서 2904가구(일반 1658가구), 현대건설이 4개 단지에서 2178가구(일반 1593가구)를 각각 공급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연말까지 1개 단지를 공급한다.



고금리 기조 때문에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지금이라도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장이 좋아지길 기다렸던 단지도 있었다"면서 "정비사업은 계속 미룰 수는 없어서 연내 할 수 있으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 분양을 준비하는 중견사의 분위기는 다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사업 주체의 의지가 강하지 않은 이상 일단은 관망하면서 내년 총선 이후로 분양을 미루려고 한다"라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지금보다는 시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청약 시장은 입지뿐 아니라 분양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이달 전국에서 평균 청약 경쟁률 세 자릿수를 기록한 단지는 총 3곳인데 모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곳이다. 여경희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얼마 전만 해도 일단 청약한다는 분위기였으나 최근에는 분양가에 따라 선별 청약 양상을 보인다"면서 "금리 때문에 구축 아파트 시장이 주춤하면서 청약 시장도 예전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여 수석 연구원은 "정비사업은 공사비 인상 이슈 때문에 분양이 밀리는 곳도 많다"면서 "강남의 경우 줄줄이 내년으로 미뤄지는데 시공사와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후분양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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