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이뮤노반트는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VT-1402'가 임상 1상 고용량 시험에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뮤노반트는 영국 제약사 로이반트의 자회사이자 한올바이오파마의 파트너사다. IMVT-1402는 한올바이오파마가 2017년에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로 'HL161ANS'로도 불린다.
임상시험 결과 IMVT-1402는 피험자의 혈중 자가 항체인 IgG 수치를 74% 줄였다. IgG는 우리 몸을 지키는 항체이지만 너무 많이 발현하면 오히려 병을 유발한다. 바로 자가면역질환이다. IMVT-1402는 IgG 수치를 현저하게 줄여 면역체계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현상을 치료한다.
특히 같은 날 이뮤노반트의 경쟁사인 아제넥스는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상시험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아제넥스는 SC(피하주사) 제형으로 '비브가르트'라는 치료제를 개발한다. IMVT-1402의 유력한 경쟁 제품이다. 비브가르트 SC는 ITP(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위약과 비교해 효과에서 차이가 없었다.
경쟁사의 임상시험 실패 소식에 IMVT-1402 가치는 더욱 부각됐다. 나스닥에 상장된 두 회사의 주가도 희비가 갈렸다. 아제넥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17%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반면 이뮤노반트 주가는 7.36% 상승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제넥스의 비브가르트는 SC 확장 임상에 차질이 생겼으며 ITP SC 버전의 출시 일정이 지연됐다"며 "나머지 진행 중인 SC 제형들의 임상시험 또한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이뮤노반트의 모멘텀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IMVT-1402가 여러 임상시험으로 확장하기 때문이다. 올해 말 IMVT-1401의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 결과가 공개된다. 성공한다면 이뮤노반트는 IMVT-1402로 약물을 변경해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IMVT-1402는 그레이브스병에서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도전한다. 임상시험에 성공한다면 두 회사의 기업 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IMVT-1402는 류머티즘 관절염에도 도전한다. 내년 임상시험 2상 진행 혹은 3상에 바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류머티즘 관절염은 휴미라 등 TNF-α 억제제 기전으로 치료하며 관련 시장 규모가 40조원 이상이다. 그러나 TNF-α 치료제 투약 환자의 30%가 내성을 겪는다. 항-FcRn 기전의 IMVT-1402가 TNF-α 내성 환자에게만 처방돼도 그 시장 규모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와 관련해 "HL161ANS(IMVT-1402)가 전 세계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 '계열 내 최고 치료제'로서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