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울고, 한올바이오 웃다…커지는 자가면역질환 신약 기대감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3.11.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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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파마 자가면역질환 신약, IMVT-1402 임상 1상 마쳐
고용량에서 뛰어난 효능…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 부작용 없어
같은 날 경쟁사 임상시험은 실패 발표, 신약 기대감 커져
내년 임상 2·3상 등 진입 예정… 기업가치 추가 상승 여력

경쟁사 울고, 한올바이오 웃다…커지는 자가면역질환 신약 기대감


한올바이오파마 (36,100원 ▲750 +2.12%)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임상 1상에서 최종적으로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경쟁사는 같은 날 발표한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 경쟁사가 미끄러지면서 한올바이오파마의 후보물질은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에 더 가까워졌단 평가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이뮤노반트는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MVT-1402'가 임상 1상 고용량 시험에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뮤노반트는 영국 제약사 로이반트의 자회사이자 한올바이오파마의 파트너사다. IMVT-1402는 한올바이오파마가 2017년에 기술이전한 신약 후보물질로 'HL161ANS'로도 불린다.



이번에 발표된 임상시험은 IMVT-1402, 600㎎ 용량의 다중용량상승시험이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4주간 주 1회 반복 투여해 약물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게 목적이다.

임상시험 결과 IMVT-1402는 피험자의 혈중 자가 항체인 IgG 수치를 74% 줄였다. IgG는 우리 몸을 지키는 항체이지만 너무 많이 발현하면 오히려 병을 유발한다. 바로 자가면역질환이다. IMVT-1402는 IgG 수치를 현저하게 줄여 면역체계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현상을 치료한다.



임상시험에서 더 주목할 지점은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 부작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본래 IMVT-1402는 한올바이오파마·이뮤노반트의 두 번째 항-FcRn 치료제다. 이보다 먼저 나온 IMVT-1401(HL161)이 존재한다. 형님과 아우 관계인 셈이다. 형님인 IMVT-1401은 환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올리고 알부민은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유발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IMVT-1402 임상시험에선 그러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같은 날 이뮤노반트의 경쟁사인 아제넥스는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상시험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아제넥스는 SC(피하주사) 제형으로 '비브가르트'라는 치료제를 개발한다. IMVT-1402의 유력한 경쟁 제품이다. 비브가르트 SC는 ITP(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위약과 비교해 효과에서 차이가 없었다.

경쟁사의 임상시험 실패 소식에 IMVT-1402 가치는 더욱 부각됐다. 나스닥에 상장된 두 회사의 주가도 희비가 갈렸다. 아제넥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17%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반면 이뮤노반트 주가는 7.36% 상승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제넥스의 비브가르트는 SC 확장 임상에 차질이 생겼으며 ITP SC 버전의 출시 일정이 지연됐다"며 "나머지 진행 중인 SC 제형들의 임상시험 또한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이뮤노반트의 모멘텀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IMVT-1402가 여러 임상시험으로 확장하기 때문이다. 올해 말 IMVT-1401의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 결과가 공개된다. 성공한다면 이뮤노반트는 IMVT-1402로 약물을 변경해 임상 3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IMVT-1402는 그레이브스병에서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도전한다. 임상시험에 성공한다면 두 회사의 기업 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IMVT-1402는 류머티즘 관절염에도 도전한다. 내년 임상시험 2상 진행 혹은 3상에 바로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류머티즘 관절염은 휴미라 등 TNF-α 억제제 기전으로 치료하며 관련 시장 규모가 40조원 이상이다. 그러나 TNF-α 치료제 투약 환자의 30%가 내성을 겪는다. 항-FcRn 기전의 IMVT-1402가 TNF-α 내성 환자에게만 처방돼도 그 시장 규모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이번 임상시험 결과와 관련해 "HL161ANS(IMVT-1402)가 전 세계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 '계열 내 최고 치료제'로서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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