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나도 한 시간을 기다려 다음 버스를 타야 합니다. 잠깐 주저하는 사이에 할머니는 내리고 버스는 횅하니 출발했습니다. 할머니가 마음에 걸려 줄곧 찝찝했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핸드폰을 버스에 두고 내린 겁니다. 그 핸드폰을 찾느라 두어 시간 마음을 졸이며 다시 읍내에 다녀왔습니다. 차라리 할머니를 도와 같이 내렸으면 개운하게 다음 버스를 타고 왔을 것을! 아무래도 벌을 받은 것 같았지요. 속으로 반성하고 다짐했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야 할 땐 마음도 더 내고, 시간도 더 내고, 수고도 더 해야겠구나. 내가 너무 인색했구나. 내 친절은 아주 얄팍하구나.
"나눔은 그저 친구에게 차를 빌려주거나 돈을 빌려주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에게 중요한 어떤 것을 '내어주는' 것이다."
"주기 쉬운 것만 남에게 준다면 당신은 성숙해질 수 없다. 그것은 마치 텃밭에 가득 열린 토마토를 남들에게 나눠주는 것과 같다.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은 당신이 좋아하는 토마토가 몇 개밖에 없을 때도 남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신의 영혼은 그런 식의 나눔을 원한다."
맞아요. 맞다구요. 내 영혼도 그런 식의 나눔을 원한다고 어제부터 세 번이나 신호를 보냈다구요. 처음에는 가볍게, 그다음엔 조금 따끔하게! 만약 두 번째 신호까지 못 알아들었다면 세 번째 신호는 아주 세고 아팠을 겁니다. 다행히 오늘 신호는 가슴을 울리는 쪽이로군요. 감사! 앞으로 누군가를 돕고 무언가를 나눌 때는 나에게 중요한 어떤 것을 내어주는데 인색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