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대규모 적자…브릿지바이오, 상업화 성과 보여줘야 할 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11.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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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대규모 적자…브릿지바이오, 상업화 성과 보여줘야 할 때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2,350원 ▼10 -0.42%)(이하 브릿지바이오)가 코스닥 시장 상장 뒤 4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술수출에 성공했던 대표 파이프라인은 상대방이 권리를 반환했고 추가적인 기술이전 성과는 확보하지 못했다. 일부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을 자진 중단하는 등 악재도 맞았다. 어느새 주가는 2020년 최고가 대비 약 86% 급락하며 투자자의 원성이 높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성과가 시급한 국면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주요 파이프라인인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BBT-207'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파이프라인 'BBT-877'의 임상시험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브릿지바이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바이오를 표방하며 2019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NRDO는 직접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지 않고 외부에서 도입한 뒤 연구 성과를 확보해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 전략이다.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BBT-877 기술이전 계약 성과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상장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은 BBT-877의 모든 권리를 반환했다.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2020년 827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실은 63억원에 불과했다.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가운데 적자는 갈수록 불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196억원, 2021년 264억원, 2022년 435억원으로 매년 커졌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억원, 영업손실은 290억원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부 파이프라인의 연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폐암 치료제로 개발하던 'BBT-176'의 한국 및 미국 임상 1/2상 시험을 지난 9월 자진 취하했다. 자진 취하 사유로 'BBT-207'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도입한 안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BBT-212'의 공동연구 계약도 지난 9월 해지했다. 앞서 지난 2월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의 임상 2a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서둘러 상업화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12월 기술특례로 상장해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이 2022년 말까지 유예됐다. 올해부터 자기자본 50% 이상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3년간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BBT-207과 BBT-877에 집중해 기술이전 성과를 확보하겠단 목표다.

BBT-207은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Tagrisso)의 내성 환자를 위한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올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8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BBT-877은 베링거인겔하임이 기술이전 권리를 반환했지만, 2022년 7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IND를 승인받았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시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BBT-207은 임상 단계에 진입한 뒤 순조롭게 환자 투약을 진행하고 있고, BBT-877은 다국가 임상 2상에 진입했다"며 "BBT-207과 BBT-877을 앞세워 다양한 글로벌 협업 기회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바이오에 대한 주식시장 평가가 좋지 않지만 기술이전 등 상업화 성과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외에 임상 조직을 기반으로 다른 바이오와 협업해서 사업화를 꾀하는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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