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릴스'에 아동 음란물 줄줄이…메타 알고도 모른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3.11.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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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이 틱톡의 대항마로 선보인 동영상서비스 '릴스'(Reels)가 도마에 올랐다. 아이들을 팔로우하는 성인 남성에게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아동 포르노 등을 노출시키는 문제점이 발견되면서다. 이런 영상에는 디즈니나 피자헛 등 주요 소비재 브랜드의 광고까지 띄워져 광고주 이탈도 우려된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인스타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인스타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캐나다 아동보호센터가 공동으로 릴스에 테스트 계정을 열고 젊은 체조선수나 치어리더, 10대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한 결과, 릴스는 어린이를 성적으로 묘사하는 위험한 영상과 노골적 성인물을 미국 대표 주요 브랜드 광고와 함께 대량으로 제공했다.



릴스는 시스템이 스포츠, 패션, 유머 등 사용자가 관심 가질 만한 주제에 대한 짧은 동영상을 보여주도록 설계돼있다. WSJ은 이들 어린 소녀들 계정을 팔로우하는 성인 남성이 상당수이고 이들 대부분이 성인용은 물론 어린이와 연계된 성 콘텐츠에도 관심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릴스가 추천한 동영상 중에는 어린 소녀가 치마를 들어올리는 영상, 사람 크기의 라텍스 인형 얼굴을 쓰다듬는 영상 등이 있었고 그 사이에 데이팅앱 범블 광고가 나왔다. 10살이라고 써있는 캡션과 함께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소녀를 침대에 누운채 껴안고 있는 남성의 비디오 뒤에 피자헛 광고가 나오기도 했다.

WSJ은 이런 상황이 실수가 아니라 릴스가 의도적으로 성에 관심있는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심지어 전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IO) 셰릴 린드버그가 젊은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인 '린인걸스' 광고가 여학생복을 입고 성인용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영상 바로 전에 게재되기도 했다. 디즈니, 월마트, 데이팅앱 매치그룹, 발기부전치료제 힘스에 WSJ 광고까지 부적절한 동영상 옆에 붙어 노출됐다. 매치그룹은 이에 따라 모든 릴스 광고를 중단하고 다른 메타 플랫폼에서의 광고도 정지했다.

전 메타 직원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내부에서도 2020년 릴스를 출시하기 전 알고리즘 자체의 문제로 아동 성 학대 콘텐츠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회사는 내부 안전분석 파트의 권고사항 중 어느 것도 채택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페이스북 내 다른 서비스와 달리 릴스는 사용자가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의 영상도 가져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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