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한국이 접수합니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3.11.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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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인 테스(TES)에서 CSO(최고전략책임자)로 일하는 오종훈 담당 임원은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자신했다.

오 담당 임원의 자신감은 이유가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선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폐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촘촘한 수거망, 허브 역할을 하는 주요한 입지 선점, 희소금속 추출 기술의 내재화인데 이 3가지를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폐배터리·전기·전자 폐기물(E-waste) 분야 기업인 테스를 지난해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의 인수 후 두 회사는 더욱 시너지를 낸다. 폐배터리 회수부터 폐배터리 활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구축, 희소금속 추출 등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 전 부문에 걸친 솔루션을 갖췄다.

테스는 전기·전자 폐기물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국가에 거점을 보유한다. 진출 국가는 전 세계 23개국, 사업장 수는 46곳에 이른다. 연간 400만개, 무게로는 18만톤 이상의 E-Waste를 효과적으로 수거, 리사이클링 해오면서 효율적인 물류와 유통 역량을 확보했다.



재활용 기술 발전으로 배터리에 투입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광물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회수된다. 전기차 확산에 따라 배터리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채굴량은 한정돼 있고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은 이러한 자원 부족 문제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순환 경제를 실현할 핵심 사업으로 여겨진다.

특히 테스는 전 세계 주요 국가의 폐배터리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완성 배터리 제조업체에서 나오는 스크랩 물량을 리사이클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 수명 만료에 따라 나오는 폐배터리 시장 확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다.

오 CSO는 "폐배터리가 폐기물로 분류되는 국가의 경우 폐기물의 국가 간 불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바젤 협약의 적용을 받는다"며 "전 세계에서 모은 폐배터리를 타국의 재활용 시설로 보내기 위해선 허가가 필요한데 테스는 이미 30여개 바젤 퍼밋(Basel Permit)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어느 한 국가가 아닌 전 세계에서 폐배터리 물량(Feedstock)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스는 현재 싱가포르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 프랑스 그르노블 등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설을 운영 중이다. 유럽 최대 규모 항구 중 하나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국 배터리 산업 요충지로 꼽히는 옌청 지역에 구축하는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시설도 준공 초읽기에 들어갔다. 에코프로와 합작해 헝가리에도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폐배터리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모바일 기기 1억2000만대 분량에 해당하는 리튬배터리를 리사이클링한 경험도 테스의 기술력을 축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 회수율은 최대 95%, 회수한 희소금속 순도는 99% 수준에 이른다.

오 CSO는 "SK에코플랜트는 테스를 필두로 전 세계 전기차와 배터리 요충지에 물류 거점과 기술력까지 갖췄다"며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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