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처럼' 될까…맥주 반등 노리는 롯데칠성 '크러시'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3.11.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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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21일 맥주 클라우드의 신제품 '크러시(KRUSH)'를 출시했다. 2020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출시한 뒤 3년 만에 선보인 제품인데 통상 주류 회사가 주류 성수기인 여름철을 겨냥해 상반기에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과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끈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중순 맥주 클라우드 크러시를 음식점, 술집을 비롯한 유흥 시장에 먼저 선보였다. 크러시는 페일 라거 맥주로 500㎖ 병과 20ℓ 용량의 생맥주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됐다. 유흥 시장에 먼저 안착한 뒤 내년 상반기 가정용 시장에 진출하는 단계적 방식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겨울철 맥주 신제품 출시는 송년회, 회식 등 모임 수요를 고려한 결정이다. 연말 술자리가 잦아지는 만큼 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가정용 시장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말 출시로 인지도를 쌓고 내년 상반기 여름 성수기를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 1위 탈환에 도전장을 내고 오비맥주는 '한맥'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최근 맥주 시장 경쟁이 치열한 점도 무관치 않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에서 크러시의 전신인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5%에 미치지 못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양강 구도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내기 위해 기존 맥주와는 다른 '젊은 맥주', '4세대 맥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해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앞둔 '새로'처럼 유흥 상권 위주의 영업 방식을 크러시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영업망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점도 고려 요소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오리지널은 가정용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음에도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며 "일단 음식점 등에 입점해야 전체적인 크기와 점유율이 오를 거라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크러시는 '4세대 맥주'를 주요 특성으로 내세운 만큼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4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선정하고 최근 공개한 크러시 광고 영상 제목도 '마침내 4세대 맥주의 등장'으로 정하는 등 4세대 맥주임을 강조하고 있다.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행사도 진행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가 공개한 맥주 신제품 ‘크러시’ 광고 영상./사진=크러시 유튜브 갈무리롯데칠성음료가 공개한 맥주 신제품 ‘크러시’ 광고 영상./사진=크러시 유튜브 갈무리
내년 4월 클라우드가 출시 10주년을 맞는 것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브랜드 출시 10주년과 맥주 성수기 시기가 맞물리며 유흥·가정용 시장에서 동시에 마케팅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 문화에 따라 소주와 이름을 조합한 '네이밍'이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테라와 진로이즈백을 섞은 '테진아', 테라와 참이슬의 조합인 '테슬라' 등의 명칭이 알려지며 마케팅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에 새로와 크러시의 조합인 '새러시', 크러시와 처음처럼을 합한 '크러시처럼' 등의 명칭이 거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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