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개항' 고? 스톱?…가덕도신공항 '운명의 시간' 왔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3.11.2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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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개항' 전제 조건인 부산엑스포 개최 여부 관건…사업 추진동력 변동 불가피

'조기 개항' 고? 스톱?…가덕도신공항 '운명의 시간' 왔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조기 개항의 전제 조건인 '2030년 부산엑스포'의 성사 여부에 따라 앞으로 추진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 가덕도신공항의 공사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해 조기 개항할 명분도 약해진다. 앞으로 공사 계획, 개항 시기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유치에 성공하면 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린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도전적 과제'를 직면하게 된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최종 결정이 임박했다. 프랑스 파리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후 국제박람회 기구 소속 182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이탈리아 로마 등과 경합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030 부산엑스포' 개최의 핵심 기반 시설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가덕도 일대의 육·해상을 매립하는 해상공항으로 부산엑스포 기간 중 핵심 관문 역할을 맡는다. 이후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국가 중추공항으로 역할한다. 사업비는 15조원 규모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국가 사업 중 최대 규모 사업이다. 세부 기본계획은 확정이 안 된 상태로, 개항일자만 2029년 12월로 확정됐다. 내년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5년 만에 완성한다는 일정이다.



공항을 5년 만에 짓는 선례는 찾기 쉽지 않다. 그나마 울릉공항 5년(예정), 일본 하네다공항 D활주로 약 4년으로 기간은 비슷하지만, 사업 규모 면에서 3~10배씩 차이가 난다. 특히 개항 시기를 먼저 정해놓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드물다. 대개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완공 시기를 결정하는 데 가덕도신공항은 그 반대다. 정부는 부산엑스포 개최 전으로 기간만 제시하고, 공기 단축 방안은 민간에서 알아서 제안하라는 게 기본 방침이다. 가덕도신공항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도전적 과제라고 불리는 이유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시에는 최적안 재검토 가능성도…유치 성공 시 5년만에 관문공항 완성 '도전적 과제'
부산엑스포 성사 여부에 따라 앞으로 추진동력에서 차이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 굳이 무리해서 '조기 개항'을 추진할 명분이 사라진다. 앞서 최우선 순위에 밀려 폐기했던 안전·환경·경제성 등 사업요인을 포함해 기존 안들을 다시 검토할 여지도 생긴다. 예컨대 개항 시기를 당초 검토했던 2035년으로, 활주로 건설 방식과 터미널 위치도 사전타당성조사에서 나왔던 '최적안'으로 재수정할 수 있다.

반대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경우에도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5년 만에 인천공항급 관문공항을 완성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공사 기간·공법 등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과제에 성공하면 한국 정부의 신뢰도와 건설업계의 위상도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부산엑스포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한다는 입장이다. 발주 일정도 현재 계획대로 진행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엑스포 유치 여부 등) 외적 변수는 현 단계에서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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