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반토막 홍콩H지수, 손실 눈덩이 공포... 회복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3.11.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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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반토막 홍콩H지수, 손실 눈덩이 공포... 회복 가능성은


2021년 1만2000선을 넘었던 홍콩H지수(HSCEI)가 현재 반토막 났다. 6000선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상품 규모 만 수조원대 달해 전 금융권이 비상이다. 향후 8000선까지 회복이 힘들어 보이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홍콩H지수 ELS 판매사 점검에 나섰다.

2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홍콩H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2% 하락한 5999.16을 기록 중이다.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었던 홍콩H지수가 지난해 10월 말 4000선을 찍고 최근 6000대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ELS는 만기일 내 기초자산 S&P500·유로스톡스50·코스피200·홍콩H지수 등의 변동에 의해 수익률이 정해지는 상품 구조를 갖고 있다. 홍콩H지수도 경기에 민감하고 변동성이 커 ELS의 기초 자산으로 많이 활용된다.

ELS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한다. 보통 3년 만기일 전까지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정해진 구간(녹인·Knock-in) 이상일 때 원금과 수익을 조기상환 받을 수 있다.



홍콩 HSCEI 연계 ELS 만기 상환이 내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대부분 2021년에 설정된 상품으로 당시 주가 수준에 비해 절반으로 하락한 홍콩H지수로 인해 해당 상품들은 조기상환에 실패했고 만기 시 손실 상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현재 홍콩 HSCEI 연계 ESL 만기는 내년 상반기 9조원, 내년 하반기 4조원으로 분산돼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 연계 ELS가 조기상환 되지 못하면서 발행사의 헤지 운용 기간이 장기화하고 주식시장 변동성에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기준가의 70% 정도면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하면 당시 기준가 1만1000 수준이면 7700위에서 만기 상환받아야 하는데 그 수준까지 지수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지수 하단을 높여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홍콩H지수 향후 6개월 밴드를 5500~7500선으로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홍콩H지수 내년 예상 밴드를 5960~7850선으로 잡았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은 펀더멘털(중국)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승 에너지가 이미 누적됐고 세 가지 변화(중앙정부·부동산·미·중 관계)가 상반기 상승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홍콩H지수 ELS 발작 우려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지속해왔던 금융당국도 판매사들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가 중국 부동산발 경기둔화, 중국 경제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왔다.

다만 최근 우려가 더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ELS 판매사에 대한 전방위 점검에 나섰다. 최다 판매처인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NH농협은행·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과 미래에셋증권·KB증권 등 증권사 5~6곳이 대상이다.

당국의 초점은 불완전판매 여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은 대부분 창구에서 판매됐고 증권사는 온라인으로 판매돼 은행 등을 중심으로 현장·서면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인 ELS를 판매사들이 제대로 알리고 판매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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