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초전도체→한동훈株…2년 넘는 테마주 '덕성'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3.11.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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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27일 덕성의 일일 주가 추이. 이날 최저가는 8880원, 최고가는 1만1430원이었다./사진=한국거래소2023년 11월27일 덕성의 일일 주가 추이. 이날 최저가는 8880원, 최고가는 1만1430원이었다./사진=한국거래소


정치 테마주로 꼽히는 덕성의 주가가 엿새째 강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가 덩달아 오른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기간 '윤석열 테마주', 지난 8월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이던 덕성은 뚜렷한 모멘텀 없이도 테마주란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다.



27일 코스피 시장에서 덕성 (9,190원 ▲110 +1.21%)은 전 거래일 대비 10원(0.1%) 오른 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성의 주가는 개장 내내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날 오전 8880원까지 떨어졌던 덕성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더니 오후에는 1만1430원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상승 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일일 고가와 저가는 28.71% 차이다.

덕성의 우선주인 덕성우 (14,790원 ▲1,030 +7.49%)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덕성우는 상승 출발해 오전 중에 상승 폭이 줄더니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29.98%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에도 덕성과 덕성우는 각각 93.48%, 123.31%씩 오르면서 한 주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 1, 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 수원시에 본사를 둔 덕성은 1966년 11월 설립된 합성피혁 제조·판매 기업이다. 누리집 설명에 따르면 합성수지, 섬유제품, 신소재, 기계기기, 반도체 장비 및 재료, 초전도체 관련기기, 기능성 고분자 화합물, 플라스틱 레자의 제조판매업과 폐자원 재활용업, 수출입업, 건설업, 부동산 임대업, 창고업 등을 영위한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내세우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합성피혁과 합성수지에서 나온다. 덕성의 합성피혁은 신발, 스포츠볼, IT 액세서리, 장갑, 가구 등에 쓰인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덕성의 매출 47.8%는 합성피혁 제품에서, 42.5%는 합성피혁 등 상품에서, 8%는 합성수지 제품에서 나왔다.

/시각물=김다나 디자인기자/시각물=김다나 디자인기자
덕성이 정치 테마주가 된 이유는 이봉근 대표이사와 김원일 사외이사의 학력 때문이다. 두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2021년 초부터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에 덕성은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 기대감이 높았던 2021년 6월4일에 3만2850원까지 올랐다. 대선 직후엔 9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에는 과거 초전도체 연구를 했다는 이유로 '초전도체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덕성의 주가는 7월26일 3465원에서 8월16일 1만3240원까지 뛰었다. 이후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덕성은 "최근 초전도 기술 등과 관련해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현재 이와 관련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순전히 '테마'에만 의지한 주가 급등이었다.

이번에 한동훈 장관의 출마설이 나오면서 덕성은 다시 테마주로 부상했다. 이전과 같이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대학 동문이라서다. 이 덕에 불과 지난 21일 5000원대이던 주가는 이날 9000원 후반대가 됐다. 일주일도 되지 않아 두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강세가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주가가 제20대 대선 이후 대폭 내린 탓에 이날 주가도 역대 최고가와 비교하면 70.16% 빠진 가격이다.

총선이 다가오며 덕성 외에도 다양한 종목이 테마주로 부상한다. 이날 오전 코스피 시장에선 대상홀딩스 (11,940원 ▲330 +2.84%)가 전 거래일 대비 29.97%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우선주인 대상홀딩스우 (30,050원 ▲1,150 +3.98%)도 장 초반 29.99% 오르며 상한가를 찍었다. 지난 주말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연인인 배우 이정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씨는 한 장관과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테마주의 등장과 소멸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차전지 밸류체인 중심의 쏠림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자금들이 고수익을 좇아 초전도체주 등으로 흘러들어 테마주 장세가 나타나기도 했다"라며 "지난 7월 말~8월 말까지 한 달간 평균 약 6.8일마다 새로운 테마가 형성됐다"고 설했다.

테마주 강세의 수명이 짧아진만큼 투자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의 가격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떨어지기도 한다"라며 "이를 알면서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이 테마주 현상을 반기는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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