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병마와 싸우는 '엔린이' 소원성취 도왔다... "정말 내 동생이었으면" 선수들도 울컥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3.11.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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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주원(맨 왼쪽)과 서호철(가운데)이 창원NC파크에서 난치병 투병 중인 공민준 군에게 공 던지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김주원(맨 왼쪽)과 서호철(가운데)이 창원NC파크에서 난치병 투병 중인 공민준 군에게 공 던지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가 병마와 사투를 이어가고 있는 '엔린이'(NC팬 어린이)에게 밝은 미소를 선물했다.

NC는 최근 난치병 투병 중인 공민준 군을 홈구장 창원NC파크에 초대해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겨줬다. 이번 행사는 서울대학교병원의 추천을 받아 난치병 어린이들의 특별한 소원을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 코리아(Make-A-Wish Korea)와 함께 진행됐다.

생식세포종 치료를 받고 있는 공 군은 평소 NC의 팬으로 알려졌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NC 선수들의 응원가를 들으며 힘을 냈고, 올 시즌 초반 NC의 선전에 밝은 미소를 보였다고 한다. 메이크어위시 관계자는 "민준이가 중환자실에 있을 때 간호사 선생님이 힘내라고 귀에 NC 응원가를 들려줬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NC 측에 협조를 구했고,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민준이의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NC는 구단 버스를 보내 공 군을 야구장까지 데려왔고, 주전 3루수 서호철(27)과 국가대표 유격수 김주원(21)이 창원NC파크를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두 선수는 각각 플레이오프 종료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참석 후 휴식조에 속해있었지만 한달음에 달려 나왔다. TV에서 보던 선수들이 직접 맞이하자 밝은 표정을 지은 공 군은 두 선수의 응원가를 부르며 박수를 받았다.

이어 공 군은 경기장 관람을 이어가며 마무리훈련(CAMP 1) 중인 선수들을 모습을 지켜봤다. 선수들은 영상을 통해 공 군을 응원했다. 훈련에 참석한 선수들은 공 군과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NC에서는 앞서 지난 16일 외야수 박건우(33)가 병원으로 직접 찾아가 공 군을 만났다. 박건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응원가와 함께 맞이해 주는 민준이의 모습은 너무나도 기쁨이 가득해 나도 덩달아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NC 박건우(오른쪽)가 지난 16일 공민준 군이 있는 병동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건우 SNS 갈무리 NC 박건우(오른쪽)가 지난 16일 공민준 군이 있는 병동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건우 SNS 갈무리
공 군의 모친인 김현숙 씨는 "민준이가 처음에는 개구쟁이였는데 하루아침에 너무 많은 게 바뀌었다.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으며 절망적인 순간도 있었다"며 "민준이가 원래 야구 보는 걸 좋아하고 NC 팬이어서 병원에서 '메이크어위시 측에 NC 선수들을 만나는 소원을 얘기해보자'고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자체로 민준이가 들떴지만 큰 기대는 안 했다. 쉽게 만남이 이뤄지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는 김 씨는 "빨리 진행해주셔서 얼떨떨하고 진짜 이뤄질 수 있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좋은 일이지만, 그냥 평범하게 지냈다면 선수를 먼발치에서 보고 끝났을 것이다. 차라리 이런 게 없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잊지 못할 추억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메이크어위시와 NC 측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첫 만남 때부터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김주원은 소감을 묻자 결국 말을 잊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되게 힘들었을 텐데 밝아 보여서 어린 데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시간이 민준이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주원은 "그라운드에 나왔을 때 민준이가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눈에 담으려 하는 게 보여서 기억에 남았다"는 말도 이어갔다.

서호철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민준이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했다"면서 "아픈 걸 이겨내는 것도 힘들 텐데, 선수들을 좋아해 주는 모습에 울컥하더라. 정말 내 동생이었으면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했는데, 민준이를 직접 보니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날 때마다 내가 기도하면 민준이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너무나도 영광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더 도와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주원과 공민준 군, 서호철(왼쪽부터)이 창원NC파크 더그아웃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주원과 공민준 군, 서호철(왼쪽부터)이 창원NC파크 더그아웃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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