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26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카드사는 최근까지 모바일 앱에서 정식 표기가 아닌 단어를 활용해 리볼빙을 판매했다. 리볼빙의 정식 명칭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다. 그러나 롯데카드는 '미납 걱정 없이 결제'를 누르면 리볼빙 안내가 나오도록 모바일 앱 화면을 구성했다. 신한·우리카드는 '최소 결제', KB국민·현대카드는 '일부 결제'를 누르면 리볼빙 신청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이 외 카드사도 '최소 결제'와 '일부 결제'라는 단어로 리볼빙을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고 이달 정식 명칭으로 표기를 변경했다.
카드사가 리볼빙을 다른 명칭으로 표기하고 약관 동의를 유도하는 이유는 리볼빙이 고수익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6.06~17.88%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리볼빙 이용자가 늘면 더 많은 수수료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카드사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리볼빙 마케팅을 벌이면서 리볼빙 잔액이 급격히 늘어나기도 했다.
또 카드사는 설명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리볼빙을 '최소 결제', '일부 결제' 등으로 표기한 것도 화면이 작아 글자를 모두 넣기 어려워서였을 뿐,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 후엔 정식 명칭과 금리 등을 제대로 기재했다고 설명한다. 리볼빙 약관 동의를 유도한 것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약관에 동의한다고 해서 바로 리볼빙이 신청되는 건 아니어서다. 리볼빙을 신청하려면 다시 별도의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리볼빙은 약정을 먼저 해두고 그 다음 이용하는 구조인데 카드사가 약정할 때 권유를 과다하게 하는 경우는 아직도 흔하게 있다"며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 커피 쿠폰을 주는 식의 마케팅은 다들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약정 단계에선 불완전판매가 있을 수 있고 리볼빙 신청 단계에선 설명 의무가 따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