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보다 잘 팔리네"...하림 즉석밥, 더미식 브랜드 살리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3.11.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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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즉석밥 3분기 누적 매출 140억원...더미식 브랜드 최고 매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더미식 즉석밥 출시 행사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더미식 즉석밥 출시 행사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수 년째 적자를 기록한 하림 (3,140원 ▼50 -1.57%)산업의 '더미식' 브랜드를 살릴 구원투수로 즉석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브랜드 내 최다 매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더미식 브랜드의 시초였던 장인라면보다 많이 팔렸다.

27일 하림지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하림산업 누적 매출은 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총매출(461억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식품군별 세부 매출을 보면 즉석밥이 13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냉동식품(137억원) 라면(123억원) HMR(8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더미식 즉석밥이 출시 후 처음으로 라면을 제치고 브랜드 최다 매출 품목으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하림산업 전체 매출의 약 30%가 라면이었는데 올해 들어선 약 2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즉석밥 매출 비중은 18%에서 27%로 상승했다.



하림산업은 2021년 3월 '하림 순수한 밥'을 내놨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단종시킨 바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더미식 브랜드로 새롭게 리뉴얼한 백미밥, 귀리쌀밥, 메밀쌀밥, 흑미밥 등 11종의 즉석밥 제품을 직접 선보이며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특히 메밀쌀밥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던 김 회장이 직접 제품 개발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산업은 올해 초 즉석밥 제조업체 HS푸드를 흡수·합병하며 제품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HS푸드가 맡았던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 키친' 3공장 즉석밥 생산라인까지 하림산업이 통합 관리해 적기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림은 더미식 즉석밥이 집에서 지은 밥처럼 100% 쌀과 물로 만들었다고 홍보한다. 제품의 수소이온농도를 측정해도 집밥처럼 중성(PH 7)이 나온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쌀에 물을 집어넣는 멸균실을 최첨단 무균화 설비(NASA)로 운용하고, 물붓기와 밀봉 공정도 클린룸에서 진행한다.


제품 가격은 공식몰 기준 더미식 백미밥(210g)은 1950원, 귀리쌀밥(180g)은 2290원으로 경쟁사 동일 제품군보다 10~20% 높은 수준이다.

비슷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짠 장인라면이 경쟁사의 높은 벽을 깨지 못하는 것과 달리 즉석밥은 점진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3분기 매출 신장률을 고려하면 올해 하림산업 즉석밥 총매출은 180억~2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제품군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 내년에는 연 매출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즉석밥 시장은 약 70%의 점유율을 기록한 CJ제일제당의 햇반과 20% 중후반대 점유율인 오뚜기밥이 철옹성인 구조인데 더미식 브랜드가 이를 뚫고 점유율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더미식 밥 품질에 대해서 인지하기 시작했고, 입점 매출이 다양해지면 매출이 증가한 것 같다"며 "백화점 일부 채널에선 추가 주문이 들어와 입고를 대폭 늘렸고, 편의점 전용 백미밥도 출시해서 내년에도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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