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에서 꽃 피운 K-통계…CIS 국가들로 확산"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3.1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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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계청 및 아제르바이잔 국가통계위원회 직원들이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 간자에서 통계 전산 강의실 개소식 행사를 열었다./사진=통계청.한국 통계청 및 아제르바이잔 국가통계위원회 직원들이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 간자에서 통계 전산 강의실 개소식 행사를 열었다./사진=통계청.


이역만리 아제르바이잔에서 'K-통계'가 꽃을 피웠다. 통계청이 5개년에 걸친 아제르바이잔 통계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K-통계는 키르기스스탄 등 또 다른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국가들로 확산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최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진행한 '2023년 통계역량강화 사업' 현지 완료보고회를 끝으로 5개년에 걸친 통계 분야 ODA 사업(2018~2019년, 2021~2023년)을 마무리했다고 26일 밝혔다.



2016년 시작된 '씨 뿌리기'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에 접한 국가로 종전에 소비에트연방(소련) 소속이었다가 1991년 독립해 현재는 CIS 국가의 일원이다. 이 나라는 2015년 UN(국제연합)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상황 모니터링 등을 위해 국가 통계 역량 제고에 나섰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에 한국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통계청과 인연을 맺는다.

유시프 유시포프 아제르바이잔 국가통계위원회 부위원장은 "IT(정보기술) 분야에서 한국이 이룬 성과를 높게 평가해 당시 한국 통계청에 협력 사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한국에 주요 통계를 한곳에 모아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요청했다. 통계청이 2018년 아제르바이잔에 이식한 한국의 대국민 통계서비스 국가통계포털(KOSIS)은 현지에서 '아시스'(ASIS)로 결실을 맺는다.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누적 방문자가 11만명에 달하는 등 아시스는 아제르바이잔의 국가 통계 포털로 자리를 잡았다.

통계청은 "아제르바이잔 현지에서 자체 통계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전산 강의실도 구축했다"며 "수원국에서 ODA 사업이 끝난 후에도 전산강의실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통계 교육·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사업도 성공적...CIS 국가에 퍼지는 K-통계
한국 통계청과 아제르바이잔 국가통계위원회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통계 역량 강화 사업 현지 완료보고회를 개최했다./사진=통계청한국 통계청과 아제르바이잔 국가통계위원회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통계 역량 강화 사업 현지 완료보고회를 개최했다./사진=통계청
1차 사업 성과에 만족한 아제르바이잔은 한국과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2019년 12월 '통계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교환을 거쳐 2021년부터 올해까지 2차 ODA 사업이 진행됐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은 타 기관에서 입수한 행정자료를 업무 담당자 개별 PC에 파일 형태로 보관하는 등 체계적인 IT(정보기술)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통계청은 기관별 행정자료를 일원화된 방식으로 수집해 하나의 통합 DB(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할 수 있는 아제르바이잔 행정자료관리시스템 '아디스'(ADIS)를 구축(2022년)했다. 현재 아디스를 통해 아제르바이잔 국세청·법무부 등 7개 기관 133여종의 행정자료 수집·분석이 이뤄진다.

올해는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 간자에 통계 전산 강의실을 구축했다. 이와 별개로 통계청은 지난해부터 통계 역량 강화를 위한 국내 초청 연수와 현지 교육도 실시했다.

이후 추진된 ODA 사업으로 아제르바이잔에 통계 정보 고속도로가 구축됐다. 아제르바이잔 경제·사회 정책 수립, SDGs 이행에 필요한 고품질 통계 생산이 가능해졌다.

유시프 유시포프 부위원장은 "솔직히 말하면 2018년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때 사업의 성공에 매우 회의적이었다"며 "한국 통계청은 이런 의심을 불식시켰고 프로젝트 관리에 있어서도 훌륭한 경험을 하게 해줬다. 모든 것은 상호 협력과 공동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내년부터 또 다른 CIS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을 대상으로 통계 분야 ODA 사업을 추진한다. 2025년 이후에도 CIS 국가에 대한 신규 통계 협력 사업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통계 분야 ODA 사업을 지속 확대해 국제 통계 사회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다고프 아제르바이잔 국가통계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통계청과의 ODA 사업이 아제르바이잔 국가 통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한국과 지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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