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야-경험-성장성 다 갖췄다! 한화, 남은 과제는 '류현진, 그리고 외인 투수'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2023.11.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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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안치홍. /사진=한화 이글스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안치홍.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의 오프시즌이 매우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코치진 구성에 변화를 주더니 외국인 타자를 데려왔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내야 보강에 나섰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에선 SSG 랜더스의 레전드를 데려오며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특히나 선수 영입은 일주일 가까운 사이에 모두 이뤄졌다. 냉정한 잣대도 내밀었다. 한화 이글스는 24일 11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내렸다. 투수 김재영, 박윤철, 류희운, 류원석, 송윤준, 내야수 이성곤(은퇴), 외야수 노수광, 유상빈, 장운호 등 9명과 육성선수 이준기, 신현수 등 2명이 짐을 싸게 됐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부푼다. 올 시즌 단순히 3년 연속 머물렀던 꼴찌 자리에서 벗어난 것을 떠나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인해 희망을 봤던 한화는 이제 더 높을 곳을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 시즌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있었다. 팀 타율 0.241로 최하위, 팀 평균자책점(ERA) 4.38로 8위에 머물렀지만 노시환이 장종훈, 김태균에 이은 새로운 한화의 홈런왕으로 등극했고 타점왕까지 차지하며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노릴 만큼 성장했다. 신인 문현빈도 내외야를 오가면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주전으로 도약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한 문동주(왼쪽)와 노시환.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한 문동주(왼쪽)와 노시환.
마운드에선 희망을 본 시즌이었다. 2년 차 파이어볼러 문동주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리그에선 120이닝으로 제한을 둬 특별 관리를 했다. 내년에도 큰 문제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힘겨운 적응기를 거친 김서현도 문동주와 같은 화려한 2년 차를 보내기 위해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인 최대어로 꼽힌 황준서도 팀에 합류해 마무리 훈련 중이다. 우완 파이어볼러 문동주, 김서현과 함께 좌투수로서 팀 마운드에 다양성까지 더해줄 전망이다.

노시환과 문동주는 시즌 막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된 것은 물론이고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문현빈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합류해 경험을 쌓았다.


시즌 종료와 함께 코치진 인선에 나섰다. 한화 이글스 퓨처스 타격코치를 역임한 뒤 SSG 랜더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정경배 수석코치를 비롯해 주루와 수비에 힘을 보탤 김재걸, 박재상 코치도 데려왔다.

이후 이재민, 장웅정, 천보웅, 이석제(이상 투수), 원혁재, 이정재, 고영재(이상 외야수)를 방출한 한화는 본격적인 스토브리그 시작을 정우람(38)과 플레잉코치 계약으로 알렸다. 1004경기에 나서 아시아 프로리그 내 단일리그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한 정우람은 기록 연장과 함께 선수단에 많은 경험을 전수할 예정이다.

한화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AFPBBNews=뉴스1한화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 /AFPBBNews=뉴스1
이를 시작으로 일주일 간의 광폭행보가 이어졌다. 지난 19일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5)와 1년 차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100만 달러(13억 65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브라이언 오그레디, 닉 윌리엄스에게 사실상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에 그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코너 외야수를 소화할 수 있는 열정 가득한 스위치 타자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3홈런을 때려낼 만큼 장타력도 갖췄다.

19일 FA 시장이 개장한 뒤 바로 다음날 안치홍 영입 소식을 전했다. 손혁 단장은 페라자와 영입을 확정한 그날 저녁 바로 안치홍을 만났고 첫 만남자리에서 계약까지 성사시켰다. 한화의 간절함이 안치홍에게도 통했다. 안치홍은 구단을 통해 "한화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며 "협상 과정에서 왜 내가 한화 이글스에 꼭 필요한 지를 강조해 주셨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틀 뒤엔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4년 만에 부활한 이번 2차 드래프트는 보호선수 규모가 기존 40명에서 35명으로 줄어 더욱 기대를 키웠다. 2번째 순번으로 나선 한화는

1라운드에서 투수 이상규, 2라운드를 패스한 뒤 3라운드에서 또 다른 투수 배민서를 영입했다. 하위 3팀에만 주어지는 특별 추가 지명에서 한화는 4라운드 지명권을 SSG 랜더스 외야수 김강민에게 사용했다.

SSG에서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오른쪽). /사진=SSG 랜더스SSG에서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우투수 이상규에 강재민의 공백을 메워줄 사이드암 투수까지 보강했고 무엇보다 외야의 깊이를 더해주고 선수들에게 많은 경험을 전수할 김강민을 데려온 게 이슈가 됐다.

손혁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스타팅으로 나갈 때도 있고 대수비나 대타로서도 그 역할을 1~2년 이상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도 판단을 했다"며 "최인호나 이진영, 장진혁 등 좋은 외야수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이 한 두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특히 수비 부분에서 김강민 선수가 옆에서 몸소 보여주거나 말로 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좋게 보고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우려도 있었다. 김강민이 SSG에서 은퇴하는 그림을 구단과 상의하고 있었다는 것. 자칫 한화행보다는 SSG맨으로서 은퇴를 택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김강민은 이날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선수 생활 연장의 뜻을 밝혔다.

손 단장은 안치홍을 영입한 뒤 "외국인 타자와 FA 타자 안치홍을 영입했기 때문에 이제 내부 FA 장민재도 만나봐야 할 것 같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2차 드래프트, 외국인 투수 문제 등 FA 외에도 풀어나가야 할 업무가 많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시장 상황을 보며 신중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3년 활약한 펠릭스 페냐(왼쪽)와 리카르도 산체스. 2023년 활약한 펠릭스 페냐(왼쪽)와 리카르도 산체스.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투수 장민재와 외국인 투수, 류현진, 외부 FA 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수는 한화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시즌 초반 버치 스미스가 빠르게 이탈했지만 펠릭스 페냐가 안정적으로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조급하게 재계약을 하기보다 더 좋은 자원들을 찾아보는 중이다. 금액에 대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투수에게도 계약 협상이 늦어질 수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해놓은 상태다.

그 이유 중 또 하나는 류현진의 국내 복귀 가능성이다. 빅리그 잔류를 원하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팀이 있더라도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김광현(SSG)처럼 국내 복귀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은 FA로 미국 진출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KBO리그 복귀를 택한다면 한화가 우선권을 갖는다. 류현진이 돌아올 경우 외국인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화 팬들은 벌써부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구단은 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운 겨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MLB에서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 /AFPBBNews=뉴스1MLB에서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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