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2000억 백신사업 철수… 매출 돌파구는 '케이캡·컨디션·수액'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3.11.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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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 매출 8367억, 전년 대비 감소 전망… "내년 제품군 늘리고 수익성 강화에 방점 계획"

HK이노엔, 2000억 백신사업 철수… 매출 돌파구는 '케이캡·컨디션·수액'


HK이노엔 (39,050원 ▲850 +2.23%)이 연 매출 2000억원가량을 차지하던 백신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한국MSD와 맺었던 백신 공동판매(코프로모션) 계약이 내년부터 종료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HK이노엔의 연 매출이 8465억원이었는데 전체 매출의 4분의 1 정도가 줄게 된 것이다. 이에 당분간 '1조 클럽' 달성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HK이노엔은 백신 외 다른 제품들의 공동판매 계약을 앞두고 있고 신약 '케이캡'은 원외처방실적이 1500억원을 돌파하고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며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그간 HK이노엔이 유통·판매를 맡아왔던 한국MSD의 백신 6개 품목을 내년 1월1일부터는 보령바이오파마와 광동제약이 나누어 취급한다. △'가다실'(자궁경부암 백신) △'로타텍'(로타바이러스 백신) △'조스타박스'(대상포진 백신) △'박타'(A형간염 백신) △'MMR2'(홍역·풍진 백신) 등이다. 광동제약이 가다실과 가다실9 판매를 담당하고 박타를 제외한 나머지는 보령바이오파마가 판매한다. 폐렴구균 백신 '프로디악스23'은 올해 1월 이미 HK이노엔에서 보령바이오파마로 판권이 넘어갔다.



이에 따라 HK이노엔은 2021년 11월 한국MSD와 계약 후 뛰어들었던 백신 사업에서 2년여 만에 다시 철수하게 됐다. 백신 판매를 더 할 수 없게 되면서 관련 매출 약 2000억원도 빠지게 됐다. 지난해 매출 8465억원, 올해 예상 매출(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복수 증권사 전망치 평균) 8367억원 대비 24%가량이나 된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보다 4% 감소했고 연간 매출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내년 매출도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케이캡 미국 임상 3상 진입으로 유입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가다실 가격 인상 전 출하 집중 등에 따른 기저 효과, 올해 1월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과 백신 프로디악스 계약 종료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HK이노엔은 추가 제품 계약으로 매출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계약 막바지 단계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다국적 제약사, 국내 대형 제약사와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코프로모션을 앞두고 있다"며 "앞서 코프로모션 중인 당뇨병 치료제 시다프비아(한국 아스트라제네카),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한국로슈)뿐 아니라 순차적으로 시장 차별화된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입제품뿐 아니라 자체 신약 케이캡 등을 포함해 수익성 높은 경구제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재편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케이캡 제품군/사진= HK이노엔케이캡 제품군/사진= HK이노엔
HK이노엔의 실적을 이끄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연간 원외처방실적이 1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실적은 전년보다 19.3% 늘어난 1321억원이다. 아울러 다음 달 종근당 (101,100원 ▲500 +0.50%)과 맺은 케이캡의 국내 공급권 계약이 만료되는데 향후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수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케이캡의 해외 매출도 증가도 기대된다. 올해 3분기까지 케이캡 수출 매출은 45억원이다. 35개국에 진출했고 이 중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서 출시됐다. 베트남·말레이시아·칠레·콜롬비아 등은 허가 신청 완료 후 허가를 대기 중이라 향후 출시국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내년 허가 신청이 예상된다.

이밖에 수액과 HB&B(헬스·뷰티·음료) 사업도 성장도 기대된다고 했다. 올 3분기 HK이노엔의 수액 누적 매출은 8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4% 증가했다. 지난해 수액 신공장을 가동하고 지난 7월 고수익 제품인 종합영양수액 설비를 증설한 효과다. HB&B에선 숙취 해소제품 '컨디션'이 6분기 연속 분기 매출 150억원 수준을 달성하며 매출을 이끌고 있다. 컨디션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9.6%에서 올해 9월 40%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내년을 수익성 강화에 방점 찍는 한 해로 만들 예정"이라며 "대표품목인 케이캡·컨디션·수액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전 사업 부문에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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