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부광약품의 조현병·제1형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부광약품은 2017년 라투다의 국내 독점 개발·판권을 사들였다. 부광약품이 지난해 라투다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식약처 승인을 신청한 지 꼬박 1년이 넘어서야 허가됐다.
한국에서도 라투다는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에서 최대 2400억원까지 예상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급여 등재 여부와 약가가 얼마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아 정확한 매출 추측은 힘들다"면서도 "회사 자체적으로 CNS(중추신경계) 영업부를 두고 있고, 제품 자체도 2조원 이상 세일즈가 나는 블록버스터 약이기에 수백억원대 매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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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라투다는 조현병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는 제1형 양극성 우울증에도 많이 처방되고, 이쪽 시장이 더 크다"고 부연했다.
부광약품은 최근 경영 부진에 빠지며 위기를 겪었다. 라투다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회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2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5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영업이익은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번 분기 영업손실은 108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32억원 영업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종속회사들의 실적을 포함하면 상황이 더 안 좋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광약품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17억원이다. 전년 동기의 누적 영업손실 38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손실 폭이 크게 늘었다.
부진에 빠진 부광약품은 경영진까지 교체했다. 지난 17일 공시에서 20여년간 회사에서 근무했던 유희원 대표가 물러났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2014년 취임해 9년간 부광약품을 이끌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부광약품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부광약품의 실적 악화를 책임지고 유 대표가 사임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날 OCI그룹은 임원 인사를 단행해 서진석 OCI홀딩스 사장을 부광약품의 CEO(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서진석 사장이 CEO 역할을 하지만 사내이사는 아니기에 이 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는 계속된다. 사임한 유 대표를 대신해 내년 초 새로운 경영진이 부광약품 대표에 부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부광약품 측은 아직 확정된 사실이나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