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조경시설물 특정업체 밀어주기 정황...담당부서는 '모르쇠'

머니투데이 경기=현대곤 기자 2023.11.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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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시설물 데크업체 A사와 B사가 3자 단가계약(수의계약)으로 시로부터 5년간 23억원 발주받아
사업 수주 독점한 A·B사 같은 계열사, 대표이사도 동일인으로 확인...편법 의혹 제기

의정부 한 공원에 설치된 A사 조경시설물(데크)./사진=현대곤기자의정부 한 공원에 설치된 A사 조경시설물(데크)./사진=현대곤기자


경기 의정부시가 조경시설물(데크) 조달 사업을 추진하며 수년 동안 특정업체에 집중적으로 발주한 사실이 드러나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시 생태도시사업소, 녹지산림과, 공원과 등이 지난 5년간 조경 시설물을 설치하는 사업과정에서 A, B사 두 곳에 집중적으로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방법도 경쟁계약(MAS)이 아닌 3자단가계약 방식으로 대부분 진행됐다. 이를 통해 A사는 15차례 10.2억원, B사는 7차례에 걸쳐 12.8억원 등 수주받은 총사업비도 23억원이 넘는다. 5년간 해당 사업으로 시가 발주한 사업비가 총 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A, B사가 조경 시설물 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한 모양새다.

의정부시가 대부분의 발주를 3자 단가계약으로 계약한 방법도 석연치 않다. 1억원이 넘는 관급자재와 공사는 통상적으로 예산절감 효과가 있는 경쟁계약(마스)방식으로 진행한다. 공급방식 중 3자 단가계약은 담당자가 나라장터를 통해 계약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수의계약 형태다. 따라서 단가와 제품 경쟁력 등을 비교해 선정하는 방식도 아니며 사업 담당 공무원의 의지에 의해 사업수주가 대부분 결정되는 구조다.



특히 사업수주를 사실상 독점한 충청도 소재 A사와 강원도 소재 B사는 같은 계열사고 대표이사도 동일인으로 드러났다. 결국 업체 한 곳이 모든 사업 수주를 독점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취재 과정에서 A, B사에 조경 시설물 설치를 발주한 담당 부서들은 "잘 모르겠다",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 '장암동 테마이야기 숲길 조성사업'에 5억3000만원 물품을 발주한 부서 관계자는 "A사와 B사가 같은 계열사인 것은 몰랐다. 이 부서에 온 지 얼마 안 돼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의정부시의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특정 업체 몰아주기, 무분별한 수의계약, 계약 질서 문란 등 문제점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5년간 의정부시에서 발주한 조경시설물(데크) 내역./사진=현대곤기자5년간 의정부시에서 발주한 조경시설물(데크) 내역./사진=현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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