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항공유' 진입 막던 말뚝, 마침내 뽑혀…"늦었지만 환영"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이세연 기자 2023.11.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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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빗장 연 지속가능항공유(SAF)]②"SAF 생산 및 공급망 구축 첫 단추" 정유업계 환영

편집자주 현 시점 항공기의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 지속가능항공유(SAF)다. 미래 시장성이 확실하지만, 국내 정유사들의 발목을 '법'이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말뚝이 뽑혔다. 정유사들은 마침내 걸음마를 뗄 수 있게 됐다.

/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정유업계는 여야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에 합의하며 SAF(지속가능항공유)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그동안 법적 제약이 있어서 SAF를 본격적으로 만들지 못했는데,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로 세계적인 친환경 연료 사용 추세에 맞춰서 관련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원료 활용을 통해 탄소중립까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SAF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첫 단추가 꿰어졌다"며 "국내 정유업계가 60여년간 수준높은 정제능력으로 고품질 항공유를 제공했던 것처럼 세계적 수준의 SAF를 적기에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그동안 꾸준히 SAF 사업을 준비해왔다. EU(유럽연합) 등을 중심으로 2025년을 전후해 SAF 의무 사용 비율이 정해지고 있었고, 이에 발맞춰 시장이 확대될 게 유력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2027년 무렵 SAF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수치는 SAF 사용 비율이 올라갈 수록 더욱 커질 게 유력하다.

하지만 기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 발목을 잡았다. 정유사가 '석유 정제 제품'만을 팔도록 명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미래 시장성에 주목하고 기술 확보를 노려왔지만, 적극적으로 나설 상황은 아니었다"라며 "SAF를 만들어봤자 팔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다면 이런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생물유기체를 변환시켜 생산한 '바이오연료', 수소와 재생탄소를 합성하여 생산한 '재생합성연료'를 명시하고 있다. 모두 SAF의 원료가 되는 것들이다. 정유사들은 2020년 무렵부터 시장에 진출해온 해외 기업 대비 다소 늦기는 했지만, 향후 2~3년 내에 인프라 조성 및 생산라인 설립 등을 속도감있게 추진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그동안은 해외 SAF 제품을 들여와 기술 개발 등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SAF를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는 것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생활폐기물을 가스화해 합성원유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합성해 이퓨얼(e-fuel)을 만드는 미국 '인피니움', 폐식용유를 바이오 항공유 등의 원료로 공급하는 한국의 대경오앤티에 투자하며 SAF 시장에 대비해왔다. SAF 적기 공급을 위한 준비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대한항공, 석유관리원 등과 손잡고 SAF 실증에 나선 상태다. 내년까지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2026년에 국내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에쓰오일은 삼성물산과 수소·바이오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 개발·공급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 50만톤 규모의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바이오 항공유 원료다. 화학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이탈리아 최대 국영 에너지기업 에니(ENI)그룹과 손잡고 HVO 생산라인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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