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훈풍 날아든 풍력주, 바람개비 다시 돌까?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3.11.23 13:28
글자크기

[오늘의 포인트]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클레어 쿠티노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과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원전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클레어 쿠티노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과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원전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는 소식에 풍력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풍력주 중에서도 개발업체보다 SK오션플랜트 (13,470원 ▼1,070 -7.36%), 씨에스베어링 (8,090원 ▼120 -1.46%)과 같은 부품업체의 미래를 더 밝게 본다. 고금리 노출도가 낮고 신규 수주 확보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오전 11시25분 기준 증시에서 SK오션플랜트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2.50%) 오른 1만6380원에 거래 중이다. 이외에도 씨에스베어링(2.71%), 씨에스윈드 (52,600원 ▼1,100 -2.05%)(1.12%), SK디앤디 (25,700원 ▼850 -3.20%)(2.78%), 유니슨 (1,052원 ▼22 -2.05%)(13.83%), 동국S&C (3,160원 ▼25 -0.78%)(4.17%) 등이 동반 오름세를 보인다.

영국의 에너지기업이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11억6000만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 지었다는 소식이 나온 덕택이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비피(bp)와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내 해상풍력 개발 전문기업인 코리오(CORIO)가 투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비피는 한국 남해안 지역에서 개발 중인 해상풍력발전단지 관련 투자를 신고했다. 코리오는 부산과 울산, 전남 등에 2.9GW(기가와트) 규모의 8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로 프로젝트에 추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풍력주는 고금리 피해주로 분류되며 투자심리가 악화된바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1위 개발업체인 덴마크 기업 오스테드는 지난 1일 자금 조달과 원자재 비용 급등으로 미국 내 2건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조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당일 주가도 30%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분위기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해상풍력에 다시 관심을 보이면서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진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풍력 산업은 미국 유럽의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정책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은 풍력 업체를 대상으로 금융지원 강화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내년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풍력 부품업체…수주 기대감도
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시 소재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 씨에스윈드가 만든 풍력발전 타워 섹션(3-4개의 섹션이 연결 돼 하나의 타워를 구성)이 고객사 운송을 앞두고 있다. 사진 속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미국 법인에 공급된다. /푸에블로(미국) = 권다희 기자 /사진=권다희미국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시 소재 씨에스윈드 미국 법인. 씨에스윈드가 만든 풍력발전 타워 섹션(3-4개의 섹션이 연결 돼 하나의 타워를 구성)이 고객사 운송을 앞두고 있다. 사진 속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미국 법인에 공급된다. /푸에블로(미국) = 권다희 기자 /사진=권다희
증권가에서는 풍력 개발업체보다 풍력 부품업체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개발업체는 고금리가 실적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부품업체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업체의 프로젝트 차질이 부품업체의 실적에 미치기까지는 약 2년의 리드타임이 존재할 것으로 본다"며 "고금리 기조와 해외 개발업체의 프로젝트 중단 이슈가 부품업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2025년이라는 점에서 내년도 부품 제조사 실적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최선호주로 SK오션플랜트를, 차선호주로 씨에스베어링을 추천한다"고 했다.

아시아 1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업체 타이틀을 지닌 SK오션플랜트는 대만 풍력 시장 내에서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 풍력 수주 모멘텀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대만을 상대로 한 500MW(메가와트) 규모 계약을 포함해 총 5건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 수주가 임박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한계로 꼽혔던 고정식 하부구조물 생산설비도 늘릴 계획이다. SK오션플랜트는 2026년 말 경상남도 고성조선해양특구에 부유식 하부구조물 생산을 위한 생산기지(신야드) 증설을 마칠 계획이다. 부유식 하부구조물이 고정식 하부구조물 대비 가격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평균 판매단가 상승을 통해 매출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씨에스베어링은 주요 고객사인 GE가 미국에서 생산능력(CAPA)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씨에스베어링은 가격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 GE 외에도 베스타스(Vestas)와 에너콘(Enercon) 등 신규 고객사 유치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이주영 연구원은 "고객사 확대와 가격 협상력 강화로 내년에는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