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약품·에스엔바이오, 나노 항암제 도전…"2032년 매출 2000억"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11.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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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V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 설립
파클리탁셀+알부민 '아브락산' 타깃

"세계로 뻗어가는 항암제 전문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이종학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KSBL) 대표는 23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포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는 원료의약품 전문회사인 국전약품 (5,490원 ▼20 -0.36%)과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연구개발 전문회사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이하 에스엔바이오)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나노항암제 제네릭 개발과 대량생산을 주력사업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국전약품은 원료물질 공급, 품질관리, 해외시장 개척 등을, 에스엔바이오는 고부가가치 나노의약품 개발, 기술이전 업무를 맡기로 했다.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가 첫 주자로 내세운 제품은 SNA-001이다. 에스엔바이오가 보유한 알부민 나노입자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그 동안 알부민은 약물전달 단백질로 생체적합성이 우수하지만 제조공정 과정에서의 안정성(Stability)이 좋지 않아 상업화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BMS의 항암제 아브락산(항암제 파클리탁셀에 알부민 적용) 정도가 상업화에 성공한 의약품이다. 현재까지 대량생산(스케일업)에 성공한 회사도 BMS, 이스라엘 테바, 중국회사 2곳 등 전 세계 4곳에 불과하다. SNA-001은 이 아브락산 시장을 타깃한다.
왼쪽부터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 이종학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 대표, 박영환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21일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 창립 기념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왼쪽부터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 이종학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 대표, 박영환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21일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 창립 기념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박영환 에스엔바이오 대표는 "2020년 바이오USA와 산도즈와 미팅을 했는데, 당시 산도즈에서 '스케일업에 성공하면 전 세계에서 4~5번째 성공 사례가 될 것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케일업에 성공만 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후 3년간 개발한 끝에 스케일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재 SNA-001 국내 판권을 가진 보령의 경우, 2000바이알(병) 생산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동결건조 제품의 최대 사이즈가 5000바이알이고, 1000바이알부터는 병렬 연결이 가능해 확대가 쉽다"고도 덧붙였다.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가 아브락산 시장을 주목한 것은 경쟁자가 제한적이나 규모는 커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아브락산 전 세계 매출은 1조7000억원이다. 이중 미국이 1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일본 3000억원, 유럽 1500억원 등의 순이다. 전망도 밝다. 최근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병용 요법에 아브락산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는 스케일업 성공을 바탕으로 수율, 단가 등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겠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400억~500억원 정도 자금을 투자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공장도 지을 방침이다. 공장은 국전약품이 확보한 충청북도 음성 성본산업 단지에 세운다. 공장, 영업을 이끌 핵심 인력도 영입했다. 한미약품, 큐라티스 등에서 다양한 글로벌 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공장 건설 경험이 있는 김현일 전무, 삼양그룹에서 항암제 의약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도했던 신성섭 전무다.



확보한 자원들을 기반으로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는 유럽, 일본을 시작으로 2032년 미국 진출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현재 지역별로 항암제 전문회사와 완제품 수출, 기술이전 등 사업 방향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에스엔바이오와 그 동안 접점을 보여온 파트너사들과 접촉도 지속 추진한다. 국내 시장의 경우엔 연내 보령과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SNA-001이 생산되는 공장 허가용 자료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는 아브락산 시장의 매출 2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종학 대표는 "2026년부터 PV(약물감시) 생산, 2026년 말~2027년 수출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SNA-001을 통해 2030년 545억원, 2032년 100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매출 목표치는 CDMO(위탁개발생산) 역할을 감안해 약가의 40%를 가정한 뒤 20%를 대입해 책정했다. 홍종호 국전약품 대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으로 '줄을 서시오' 하는 제품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리포좀을 비롯해 다른 제품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감안한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 전체 매출 목표는 2027년 161억원, 2030년 1012억원, 2032년 2003억원이다. 연평균 66%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종학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뛰어넘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거듭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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