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세대교체', LG화학은 '안정감'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3.11.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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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LG맨' 권영수 부회장 퇴진..."새로운 리더십 필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


LG에너지솔루션은 세대교체를, LG화학은 안정감을 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22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권영수 부회장이 물러나고 김동명 사장(자동차전지사업부장)이 CEO에 신규 선임됐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의 유임이 결정됐다.



지난 2년간 LG에너지솔루션을 전기차 배터리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킨 권 부회장이 퇴임한 게 눈에 띈다. 권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1979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후 44년 동안 회사를 지킨 LG맨이다.

그는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의 CEO로 부임했다.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GM·혼다·토요타·현대차·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JV) 및 공급 계약을 연이어 발표했다. 취임 당시 200조원 안팎이던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규모는 500조원까지 늘어났다. 취임 후 거의 모든 분기마다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회사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아름다운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부회장이 해외 사업장 투자, 미래고객 확보 등 '엔솔 1.0'을 성공적으로 구축해놓은 만큼, 이제는 후임자가 강력한 실행을 통해 '엔솔 2.0'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전기차 업계는 올들어 글로벌 고금리의 지속, 수요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다. 그동안 진행해온 양적 성장 기조에 '미래를 위한 내실 다지기' 기조를 추가한 LG에너지솔루션이 '세대 교체' 카드를 꺼냈다는 평가다.

실제 김동명 신임 CEO의 경우 1969년생으로 권 부회장 보다 12살이 더 어리다. 김명환 사장(1957년), 이방수 사장(1958년생)도 권 부회장과 함께 물러나며 '원 톱' 체제를 굳혔다. 승진 대상자인 최승돈 부사장, 김제영 전무, 오유성 전무(이상 1972년생)를 비롯해 이강열 전무(1971년생), 장승권 전무(1969년생) 모두 젊은 피에 가깝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 부회장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래에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발 빠른 실행력을 갖춘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보냈던 마지막 2년은 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마지막 소회를 남겼다.


변화 속에서도 안정감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김 신임 CEO를 두고는 '준비된 인사'라는 말이 나온다. 2014년 모바일전지 개발센터장,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았다. 합작법인(JV) 추진, 생산 공법 혁신,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왔다.

인사폭 역시 양적으로는 크진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 CEO 선임 외에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4명 △상무 신규선임 18명 △수석연구위원(상무) 신규선임 1명을 포함한 총 24명의 임원 승진안을 결의했다. 지난해 29명 대비 축소한 규모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담당하는 LG화학의 경우 신학철 부회장 체제를 유지했다. 범용 화학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며 기존 사업이 위기를 맞았고,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역시 앞 길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부회장은 한계사업에 직면한 범용 사업 정리를 지속하면서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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