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은 김강민(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김강민(왼쪽에서 2번째). /사진=SSG 랜더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2시부터 서울특별시 서초동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년 2차 드래프트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게 김강민의 한화행이었다. 김강민은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모범 베테랑이다.
김강민. /사진=SSG 랜더스
김강민(왼쪽)이 추신수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그러나 지난해 잔부상에 시달리며 70경기에서 타율 0.226 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627로 부진에 빠졌고 세대교체를 천명한 팀 컬러에 따라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보호선수 35인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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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도 그를 처음부터 고민했다고 보긴 어렵다. 3라운드까지도 그를 택한 팀은 없었고 한화 또한 1억 원의 보상금만으로 김강민을 품게 됐다.
한화는 김강민이 팀에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가장 큰 건 경험이다. 한화는 지난 시즌 외부 FA 채은성을 6년 90억 원에 품었다. 첫해 타자로서 능력엔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제 역할은 충분히 했다. 장종훈, 김태균 이후 한화에 홈런왕 타이틀을 안겨준 노시환의 괄목성장에 채은성이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낯선 팀으로 이적을 해서도 전지훈련부터 선수들을 이끌며 독려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많은 조언을 했고 '밥 잘 사주는 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후배들을 챙겼다. 노시환과는 '웨이트 메이트'로서 훈련 루틴까지 점검해줬다. 이러한 시즌 준비가 밑받침이 돼 노시환은 올 시즌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 석권할 수 있었다.
한화는 오프시즌 바쁘게 움직였다. 베테랑 투수 정우람과 플레잉 코치로 계약하며 대우했고 21일 안치홍과 FA 계약을 맺었다. 내야 보강은 물론이고 경험의 가치를 높게 매겼다. 손 단장은 구단을 통해 "정말 필요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우리는 선수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리더십도 검증된 선수인 만큼 우리 팀에 많은 젊은 선수들이 배울점이 많은 선수라는 생각에 빠르게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2일 2차 드래프트 현장에 들어서는 손혁 한화 단장.
수비를 펼치는 김강민. /사진=SSG 랜더스
경험 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당장만 본 건 아니다"라는 손 단장은 "최인호나 이진영, 장진혁 등 좋은 외야수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이 한 두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특히 수비 부분에서 김강민 선수가 옆에서 몸소 보여주거나 말로 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좋게 보고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또 "SK에서 투수 코치하던 시절에 김강민 선수랑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그때 수비와 관련한 부분이라든지 야구관 등에 대해 머릿속에 들어왔던 좋은 것들이 많았다. 선수들의 가치를 훨씬 더 높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을 해서 지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한화행을 확신할 수는 없다. SSG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김강민 선수와 은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이었다. 정확하게 '은퇴를 언제 한다' 이렇게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하게 되면 은퇴 경기는 언제 할지 이런 부분에 대해 중간 중간 교감을 나눴다. 그러다 보니 보호 선수 명단에 넣는 것도 조금 어려운 부분이었고 타 구단의 지명은 우리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22시즌을 한 팀에서만 뛰었던 선수가 선수 생활 말미에 타 팀으로 이적하는 걸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김강민도 마찬가지일 터. 다만 한화는 김강민의 가치를 높게 샀고 선수로서도 현역 연장에 의지가 있다면 자신을 알아주는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올 시즌 노시환(왼쪽)의 성장에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던 채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