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성공 앞세워 1000억 돌려막기…前 투자사 대표 기소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2023.11.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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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과거 투자 성공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에게 투자금 1000억원을 빼앗은 영화 '기생충' 투자사 전직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정국)는 21일 A씨(41)를 특정경제범죄법위반과 유사수신행위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모집에 관여한 골프선수 3명 등 공범 9명에 대해선 유사수신행위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18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돌려막기로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면서 비상장 주식 거래로 수익을 얻는 것처럼 속여 피해자 48명에게 투자금 합계 1086억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A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9명은 같은 기간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원금 보장, 5~30% 수익금 지급을 약정해 투자자 38명에게 투자금 합계 786억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영화 '기생충' 투자 성공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에게 비상장 주식 거래로 차익을 얻는 노하우가 있다고 속였으나 실제로는 비상장주식 투자로 367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영화 '기생충'에 대한 투자금액은 1억원, 회수금은 2억9000만원에 불과하여 투자수익도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범행 초기 돌려막기로 원금과 수익금을 반환하고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뒤 추가 투자자를 모집해 피해를 확산시켰다. 또한 국내 대회 입상경력이 있는 골프선수에게 투자자 모집에 대한 수수료을 주고 골프 접대를 했다.


A씨는 4~5개 대학교 최고위 과정을 동시에 다니면서 인맥을 쌓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00억원 이상을 편취당한 피해자는 3명에 달한다.

검찰은 토지, 주택, 오토바이 등 A씨 재산에 대해 추징 보전 조치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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