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융시장을 압박했던 매크로(거시 경제) 요소들이 안정화 한 영향이 있다. 고공행진 중이던 미국 국채금리가 하향 흐름을 보이자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화했다.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격 금지되면서 공매도 포지션 청산에 따른 숏커버링(공매도 환매수)이 나오기도 한다.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는 가운데 특히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이끄는 것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향 자금 유입세는 아시아 증시에서 대만 다음으로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산업 구조가 반도체 중심인 한국과 대만으로 자금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이 담은 종목을 보면 이러한 추세가 분명히 드러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삼성전자 (71,200원 ▼1,400 -1.93%)를 1조7170억원어치 샀다. 삼성전자우 (57,700원 ▼1,000 -1.70%)는 1044억원 순매수했다. 11월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71.5% 가량이 삼성전자 관련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 (125,900원 ▼5,200 -3.97%)가 5283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한미반도체 (57,800원 ▼2,000 -3.34%)도 544억원어치 담았다.
11월 코스피 시장 외국인 순매수 금액 상위 종목 10개 중 반도체 관련이 총 2조4041억원으로 전체 대비 94%에 달한다. 사실상 외국인은 대형 반도체주만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차전지는 팔자세…반도체 모멘텀이 수급 좌우

외국인이 증시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지수도 차츰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500과 800선을 넘겼다. 따라서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는 반도체 업종의 흐름에 증시도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와 같은 수급 혼란 요인과 무관하게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주 후반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결과는 국내에서도 반도체 포함 증시 전반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