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진 경희대 원자력학과 교수
이에 대해 뉴스케일 SMR의 평준화 발전단가 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당초 약속했던 메가와트시(㎿h)당 58달러가 아니라 89달러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게 원인이 아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격인상이기 때문에 가스발전 등 다른 발전소의 평준화발전단가도 유사하게 혹은 그 이상 올랐다. 이 가격상승은 지난 2월말 양자간 합의된 사안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최초 고객을 확보했던 뉴스케일의 SMR 사업이 종료되자 마치 SMR 시장 전체가 좌초된양 신나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앞으로 대형원전 시장만큼이나 성장하고 대두될 시장이 SMR 시장이다. 우리나라 OPR1000 원자로의 1000㎿조차 버거운 나라가 많다. 국가 전체 전력량이 그것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나라도 많다. 이런 나라들의 경우에는 SMR의 필수적이다.
SMR 보급은 우리가 그동안 쌓은 기술력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사용의 혜택을 보게 하자는 것이다. 르완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지난해와 올해 새롭게 원자력을 시작하려는 아프리카 4개국에 자문차 다녀와보니 이들 나라는 모두 전기보급률이 20%에 불과하다. 도시지역도 그 수준이다. 그런 나라가 탄소 중립을 한다고 비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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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일이다. 이런 나라는 탄소중립도 중요하지만 일단 사람들이 전기문명의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 탄소중립이 이념화되면서 전기보급을 확대해야 할 수준의 나라가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웃지못할 코미디다. 이런 나라가 탄소중립도 하고 값싸게 전기를 공급하게 하는 방법은 SMR 밖에 없다. 이런 희망의 불씨가 뉴스케일의 초도 사업의 좌절로 무너지지 않는다.
미국은 우리와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어떤 일을 하려는 자의 편을 드는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늘상 행하려는 사람이 '을'이고 방해하거나 못하게 하려는 사람이 '갑'이다. 초도사업 종료에도 미국 에너지성은 개발자인 뉴스케일의 편을 들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손해보지 않을 것이다. 연말이 되면 가시적인 소식이 들릴 것이다. 우리 i-SMR도 이 일로 개발이 좌초되지 않는다. 시장이 있고 우리의 선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