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 주장 김혜성(오른쪽)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결승전에서 일본에 끝내기 안타를 맞은 정해영을 위로하고 있다.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김혜성에게 다시 한 번 주장을 맡긴 이유로 "(김)혜성이가 리더십이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 후배들을 잘 조성해 이끌었다. 이번에도 APBC가 올해 마지막 대회니 한 번 더 주장을 맡아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김혜성 본인에게 물으면 "선수단이 젊어서 그렇다. 내가 굳이 뭐라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따라와 준다. 확실히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경기에 져도 회복하는 것이 빠르고 의욕이 넘친다.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답할 뿐이었다.
김휘집은 "(김)혜성이 형은 말로 하는 것보다 행동이 항상 모범이 되는 선수다. 그래서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나 생각된다. 나도 혜성이 형이랑 같은 팀에 있으면서 선한 영향력을 정말 많이 받고 있어서 매번 감사하고 '나도 후배들한테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혜성(오른쪽)과 김휘집(맨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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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김혜성은 술은 물론이고 평소 당이 있는 음료, 카페인 등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일절하지 않는다. 팬들이 커피차를 보내줬을 때만 곡물라떼를 마시는 정도. 원래도 식단을 관리하던 김휘집은 올해 김혜성을 따라 더 철저하게 조절했고,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에 만족했다.이렇듯 이미 최고로 평가받는 선수가 더 절제하는 모습은 대표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김휘집은 "(김)혜성이 형은 항상 야구가 1순위다. 절제하는 모습도 최고다. 혜성이 형은 지금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데 끊임없이 노력하고 야구에 대한 욕심이 많다. 형이 워낙 열심히 해서 나 포함 후배들도 더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게는 너무 존경하고 정말 사랑하는 형"이라고 전했다.
선수들에게 특별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캡틴의 시선은 알게 모르게 모두를 향해 있었다. 대회를 마치고도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예비 엔트리로 대표팀에 동행한 김태경(22), 한태양(20), 허인서(20·이상 국군 체육부대), 이병헌(20·두산 베어스) 등 예비 엔트리 선수들이었다. 김혜성은 19일 결승전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내가 대표팀을 이끌었다고 할 건 없는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 후배들이 내가 한마디하면 귀 기울여주고 잘 따라와 줘서 고마울 뿐"이라면서 "일단 하고 싶은 말은 최종 엔트리에 안 든 4명의 친구들이다. 아무래도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 속상할 텐데 티 내지 않고 팀에게 운동할 때 도움을 줘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깊은 속내를 밝혔다.
이번 APBC는 절망보단 희망을 본 대회였다. 최강팀으로 평가되는 일본과 두 번 모두 1점 차 접전으로 패하면서 극복하지 못할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차이를 기량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삼게 됐다. 김혜성은 "일본이 다시 한 번 강팀이라는 것을 느꼈고 단기전으로 놓고 봤을 때 절대 못 이길 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한국야구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희망을 말했다.
김혜성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결승전이 끝난 후 취재진의 사진 요청에 임하고 있다./사진=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