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16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리더스 위크 행사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3.11.1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일(현지시간) 포춘은 잡스가 희대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을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를 만들고 나서 자신의 창업지에서 쫓겨나 다시 복귀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기록했다. 잡스는 10년 후 애플이 위기에 빠져있을 떄 돌아와 다시 세상을 뒤집은 디바이스인 아이팟을 만들었고 다시 이를 수년 내 아이폰으로 발전시켜 인류의 역사를 다시 썼다.
똑같이 '독선적'…그러나 잘 나갈 때 퇴출은 미스테리
잡스
하지만 알트먼은 스티브 잡스와 부인할 수 없는 유사점이 있다. 그것 이른바 '독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카리스마적 리더십 혹은 하향중심의 의사소통이다. 잡스는 1976년 그가 21세였을 때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설립했고 4년 후에는 2억 달러의 가치를 누렸다. 이듬해 잡스는 타임지(Time) 표지를 장식했다.
잡스는 30세부터 펩시에서 마케팅 역할로 영입한 존 스컬리와 함께 공동 CEO로 애플을 운영했다. 그러나 그의 강한 성격과 완벽함을 향한 집요함은 스컬리는 물론 다른 이사회 멤버들과 자주 충돌했다. 당시 이사회 멤버에 따르면 잡스는 통제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스컬리도 이후 회고록에서 잡스를 '광신자'라고 말하며 "그의 비전이 너무 순수해서 그 비전을 세상의 불완전함에 수용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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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퇴출 기록은 그가 독선적인 배경 하에서 어떤 실수를 저질렀을 때 발생했다. 1985년 애플 제품인 '리사(Lisa)'와 매킨토시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는데 스컬리와 잡스가 이사회에 차이점을 보고한 후 긴장이 고조됐다. 이사회는 스컬리의 편을 들었고 잡스는 그날 즉시 사임했다. 잡스는 퇴출된 날 바로 이후 10년간 운영하게 됐던 '넥스트 컴퓨팅'이라는 새 법인 설립 서류를 제출했다. 그리고 애플은 1997년에 이 회사를 인수해 잡스가 축출된 지 12년 만에 그에게 복귀무대를 마련해줬다.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AI 위험성 알고도 가속페달
이미지투데이
지난 17일 알트먼이 기습적으로 해임된 이후 이사회 의장이던 그렉 브로크만도 스스로 사의를 밝혔다. 브로크만은 소셜미디어 X에 "알트먼과 나는 오늘 이사회가 한 일에 충격을 받고 슬프다"고 썼다. 그에 따르면 오픈AI 공동 창립자이자 개발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퇴출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츠케버는 금요일 정오에 이사회와의 화상 회의에 알트먼에게 참여하라고 요청했고 거기서 해고를 알렸다.
오픈AI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브로크만은 리더십 개편의 일환으로 회장직을 박탈했지만 이사회는 그를 직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이후로 세 명의 선임 개발자가 회사에서 더 사임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에는 창업그룹 가운데 수츠케버만 남게 됐다. 본래 창업그룹이었던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으로 2018년에 이미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머스크의 퇴출 역시도 권력 투쟁의 결과였다는 분석이 있다.
오픈AI 이사회에는 수츠케버 이외에 쿼라 CEO인 아담 디안젤로와 랜드 코퍼레이션 개발자인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대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전략 이사인 헬렌 토너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알트먼이 오픈AI의 '인류에 유익한 목적'이라는 사명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 항해를 해온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태생부터 비영리 법인이던 회사에 자회사로 영리법인을 만드는 꼼수는 내고 사업화, 수익화를 위해 페달을 세게 밟던 그가 정작 기술의 위험성을 인지한 개발자들에 의해 퇴출된 거라는 분석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알트먼의 퇴출은 스티브 잡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