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백브리핑' 나란히 등장한 김주현·이복현, 왜?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23.11.20 18:54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및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났다.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 회장단은 이 자리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2023.1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1층에 나란히 섰다. 금융권 상생금융 방안 관련한 언론 백브리핑 자리였다. 은행권 초과이익 환수방안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수십명의 기자들이 몰렸다. 보통 때라면 백브리핑은 상급기관인 김주현 위원장 단독으로 진행하지만 이날엔 이복현 원장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당국 수장 '콤비'의 백브리핑 등장은 김 위원장의 즉흥적인 제안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지주사 회장단과의 간담회 직후 김 위원장이 이 원장에게 공동 백브리핑을 제안했고 이 원장이 이에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영업자 은행 종 노릇' 발언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등 금융권 압박이 거센 상황이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합심해 상생금융을 추진한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할 시점이기도 했다.
당초 은행권 상생금융 간담회는 지난 16일이었다.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그 사이 공교롭게도 연말 개각 스케줄과 맞물려 금융위원장 후임 관련 보도가 나왔다. 이 원장 역시 내년 총선 차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 백브리핑에서도 두 수장을 향해 거취 질문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정무직은 자리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 하는것이고, 나가라고 하면 가야죠"라고 유연하게 대응했고 이 원장은 "오늘 드릴 말씀이 아니라"고 짧게 답했다. 금융권에서 두 수장의 거취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지면서 자칫 상생금융 방안 추진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 터였다.
지주회사 회장들은 이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이자를 돌려주는 상생안에 잠정 합의했다. 연내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방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아직은 '안갯속'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초과이익의 40%를 걷자는 횡재세 법안이 발의돼 21일부터 본격적으로 법안심사에 돌입한다.
이날 백브리핑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부분 질의에 답했지만 이 원장도 옆에서 거들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상생방안이 단순한 은행 때리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는 취약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며 "느닷없이 거취 논란이 불거진 금융당국 수장의 '콤비'가 어느때 보다도 필요한 상황에서 나란히 언론에 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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