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MSD는 20일 서울 중구에서 15가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스뉴반스는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아·성인 전 연령의 폐렴구균 예방 백신으로 허가받았다.
폐렴구균은 각종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폐렴, 폐렴구균성 부비동염, 급성중이염, 균혈증, 수막염 등이 대표적이다. 폐렴은 지난해 국내 사망 원인 3위인 코로나19(COVID-19)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질환이다.
박스뉴반스에는 '22F'와 '33F'라는 2가지 혈청형이 추가됐다. 예방할 수 있는 세균 종류가 13가지에서 15가지로 늘어난 것이다. 혈청형 추가는 의미가 크다는 게 MSD의 설명이다. 조재용 한국 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기존 13가 백신을 맞아도 거기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으로 인한 질환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고 말했다.
박수은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3가 백신에 들어있지 않은 혈청형 중에서 33F와 22F가 선택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고, 침습력이 높아서이다"고 설명했다. 침습력이란 원칙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세균이 침투하는 현상이다. 혈액이나 뇌 등에 세균이 침투하면 '침습성 폐렴구균'이 발병한다. 비침습성 질환보다 치명적이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박스뉴반스는 연내 의료 현장에 공급돼 소아와 성인 예방접종에 사용될 전망이다. 소아의 경우 생후 2·4·6개월과 12~15개월 사이에 각 1번씩, 총 4회 접종하면 된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려면 NIP 도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비용과 효과를 고려한다면 박스뉴반스가 NIP에 등재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다양한 혈청형에 의한 폐렴구균 질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가격이 유사하고 기존 백신과 동등한 수준의 예방효과를 보인다면 혈청형이 더 많이 포함될수록 비용·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 22F와 33F 혈청형의 국내 발생이 높지는 않지만 이 혈청형으로 폐렴구균 질환이 발생한다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치료 실패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MSD도 "한국 아이들이 가장 최신이자 예방 범위가 넓은 새로운 백신을 빨리 맞는 게 중요하다"며 "박스뉴반스의 NIP 등재를 위한 관련 절차를 빨리 밟아가겠다"고 밝혔다.
MSD는 박스뉴반스 이후에 출시할 다양한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 중이다. 조 전무는 "MSD는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진심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통해서 백신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더 넓은 예방 범위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