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전산시스템이 복구된 20일 오전 대전 서구청 민원실에 민원서류 정상 발급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11.20/사진=뉴스1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에서 신규 계좌개설이 사실상 중단됐다. 계좌개설 때 신분증 확인이 필수인데, 진위 확인을 해줄 수 있는 행정망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계좌개설 외에 대출에서도 일부 장애가 발생했다. 신분증 진위 확인이나 초본·등본 제출 등이 필요한 대출 심사,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등이 필요한 전세대출 등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대출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제출 서류 미비로 심사 지연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영업일 기준으로는 하루 차이였고, 전입신고는 전세대출이 진행된 이후 일정 기간 내에 사후 신고를 하면 돼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처럼 외부 전산망 오류로 인한 피해는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도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신분증 진위 확인에 어려움을 겪은 건 마찬가지지만 창구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신분증 진위를 확인해 업무를 볼 수 있었다. 행정망에 장애가 발생하자 은챙 창구에서는 '1382 ARS 서비스'를 통해 신분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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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2'는 행안부가 마련한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서비스다. ARS로 전화한 뒤 음성메시지에 따라 주민등록 번호와 발급 일자를 입력하면 진위를 확인해준다. 지난 17일 은행창구에서는 은행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신분증을 확인했다.
전입신고 등이 필요한 전세대출의 경우 시급한 경우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으로 보고 우선 대출을 시행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17일 진행된 대출 중 전입신고 등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이날 다시 고객에게 확인 중이다. 이와 함께 공공데이터를 이용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좌개설과 대출에서 큰 민원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다만 17일 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발급 등이 완전히 중단됐기 때문에 가족을 대신해 은행 업무를 보려고 했던 것은 진행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지난 19일 오후부터 모든 서비스 장애가 회복됐고,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