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쯤까지 주민등록증은 물론 운전면허증도 진위 확인이 안됐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17일 오후까지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확인이 됐으나 모바일 면허증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당일 오후에 행정안전부에서 일부 서버 수정조치가 이뤄지면서 실물 면허증도 확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행정망 장애로 인터넷은행의 취약점이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오프라인 창구가 없어 외부 시스템 장애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이번에 확인됐다. 그나마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발생하고, 시스템 장애가 주말 동안 복구된 것이 다행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제출 서류 미비로 심사 지연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영업일 기준으로는 하루 차이였고, 전입신고는 전세대출이 진행된 이후 일정 기간 내에 사후 신고를 하면 돼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처럼 외부 전산망 오류로 인한 피해는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도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신분증 진위 확인에 어려움을 겪은 건 마찬가지지만 창구에서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신분증 진위를 확인해 업무를 볼 수 있었다. 행정망에 장애가 발생하자 은챙 창구에서는 '1382 ARS 서비스'를 통해 신분증을 확인했다.
'1382'는 행안부가 마련한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서비스다. ARS로 전화한 뒤 음성메시지에 따라 주민등록 번호와 발급 일자를 입력하면 진위를 확인해준다. 지난 17일 은행창구에서는 은행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신분증을 확인했다.
전입신고 등이 필요한 전세대출의 경우 시급한 경우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으로 보고 우선 대출을 시행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17일 진행된 대출 중 전입신고 등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이날 다시 고객에게 확인 중이다. 이와 함께 공공데이터를 이용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좌개설과 대출에서 큰 민원은 아직 없는 상태"라며 "다만 17일 초본, 가족관계증명서 발급 등이 완전히 중단됐기 때문에 가족을 대신해 은행 업무를 보려고 했던 것은 진행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지난 19일 오후부터 모든 서비스 장애가 회복됐고,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