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파나마 운하 밑을 관통하는 4.5㎞ 길이 해저터널 공사를 맡았다. 터널은 현대건설 등이 2021년 2월 착공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14개 역 중 1번 정거장(알브룩역)과 3번 정거장(파나마 파시피코)을 잇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월부터 지반조사·상세설계를 진행해왔다. 단계별 설계 승인에 맞춰 금액 제안서를 제출하고 있다.
해저터널 공사는 3호선 전체 노선의 개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발주처인 파나마 메트로청은 입찰을 통해 신규 업체를 선정할 경우, 금액 상승과 함께 업체의 동원기간 필요, 3호선을 공사중인 현대건설컨소시엄과의 시공 간섭 등으로 인해 터널 완료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에 터널공사를 맡긴 이유다.
현대건설은 이미 지반조사를 마치고 설계를 진행중이다. 독일 업체가 제작한 TBM(터널굴착기계) 장비를 지난 9월 현장에 들여놨다. 부속설비까지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장비로 조립과 시운전에는 6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이름을 '파나마'로 지은 이 굴착기는 외경이 13.5m(미터)에 달한다. 월평균 220m 굴착성능을 자랑한다. 굴착작업은 2024년 2분기에 시작돼 총 22개월 정도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해당 작업은 길이 120m, 폭 20m의 발진구(Launching Shaft) 작업이 완료되면 시작된다. 터널 굴착기는 깊이 25m 위치에 삽입돼 해수면 아래 최대 65m까지 굴착할 수 있다.
이번 추가수주에 따른 공사규모 32억달러는 파나마 운하건설 이후 파나마에서 가장 큰 건설프로젝트다. 수만명의 삶을 변화시키고 파나마의 성장과 경제 발전에 기여할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 글로벌 토목사업 중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파나마 지하철3호선 건설을 정해진 시간 내에 완료하여 파나마인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사업은 파나마는 물론 중남미 전체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의 토목사업"이라며 "파나마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