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스1) 이동해 기자 =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에서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2021.2.3/뉴스1
19일 감사원이 조사한 2022년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및 경영관리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도로공사에 민간 경합성이 있는 'EX선불카드' 사업에 대해 공공·수익성을 고려해 계속 수행의 필요성 등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수십억 원 예산을 투입해 민간 업체와 경쟁 중인 선불카드 사업을 사실상 폐지하라는 통보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이 과정에서 사업 수익성 등 재무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 선불카드 사업을 추진하면 2020년에는 시장점유율 22.3%를 달성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예측했다. 근거 없이 제시한 시장점유율과 투자 효율성 등을 이유로 도로공사가 직접 선불카드를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또 EX카드는 민간 사업자보다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EX카드는 고속도로 영업소·휴게소에서만 살 수 있지만, 민간 카드는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민간 카드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자동충전이 가능하고, 소매업·대중교통 등에 지급수단으로도 쓸 수 있다. EX카드는 모두 안 된다. 편의성이 떨어지는 탓에 시장점유율은 36%에 달할 것이라던 장밋빛 예측과 달리 지난해 0.7%대에 그쳤다.
도로공사는 EX카드 사업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 68억4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초기 투자비용 43억원에 매년 5억원 안팎의 적자가 쌓이는 실정이다. 현 상황이 지속되면 2027년에는 손실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사업 폐지를 검토하는 대신 오히려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13억원을 투자해 EX 모바일 카드 개발용역을 실시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당초 정책 목적이었던 선수금 보호도 역할이 크지 않다는 설이다. 지난해 9월부터 선수금에 대한 보증보험 가입이 강화되는 추세다. 선수금 중 50% 이상은 보증보험에, 나머지는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운용된다. 감사원은 "선수금 보호는 도로공사 EX카드가 아니라 금융감독기구에서 사업자에 대한 규제나 행정지도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EX카드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감사 통보 후 2개월 안에 조치결과를 보고해야 하는데, 현재 민간 경합성, 공공·수익성 등 사항을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