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견제에도 자신감 넘치는 삼성·LG…"우리가 미국도 접수"[이슈속으로]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11.19 13:30
글자크기
이슈속으로 /사진=머니투데이이슈속으로 /사진=머니투데이


/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깃발꽂기'에 나선 한국을 일본과 중국이 노린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전자 전시회 'CES 2024'에서 가전, 모바일, 모빌리티(차량) 솔루션을 새로 공개하고 대규모 홍보에 나선다. 소니·TCL 등 일부 기업은 신제품 출시도 예고했다. 하지만 삼성·LG는 여유롭다. 이미 품질과 가격경쟁력, 혁신기술에서 격차가 벌어진데다 글로벌 위상도 과거와는 다르다는 자신감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CES 2024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 숫자는 500여개로, 일본(50~60개)은 물론 중국(400~450개)보다도 많다.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모두 참가해 전시관을 꾸린다.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TA)의 게리 사피로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CES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초청할 정도다.



행사를 여는 기조연설도 우리 기업의 몫이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사장)은 지멘스·월마트·나스닥 등 글로벌 기업 CEO들과 나란히 연단에 선다. HD현대는 삼성·LG에 이어 세 번째로 마이크를 잡게 됐다. 정 사장은 HD현대의 재생에너지 및 스마트 인프라 전환 전략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독일에서 열렸던 IFA 2023에는 중국 기업 CEO가 대거 참석해 연설했는데, CES 2024서는 모두 제외됐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 전시회 'IFA 2023'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 외부 모습.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중에서 최대 규모다. / 사진 = 오진영 기자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 전시회 'IFA 2023'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 외부 모습.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중에서 최대 규모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일본·중국 기업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한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올해 CES 2023 전시장이나, 지난 9월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23에 소니나 파나소닉 등 일본 주요 기업이 차린 전시관 부스는 삼성·LG에 비해 현저히 작고, 참가 기업 수도 1/5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CES 2023 직후 "일본과 중국이 가라앉는 사이, 한국 기업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중국은 내년 CES2024에서 돌파구로 신제품 공개를 택했다. 일본 소니는 혼다와 협업한 신형 전기차 솔루션인 '아피라' 프로토타입(시제품)을 CES 2024에서 공개할 전망이다. 자국 모빌리티 쇼에서 공개된 제품을 개량했다.샤프도 오디오 솔루션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하이센스는 100인치 이상의 미니 LED TV를 공개하며, TCL도 롤러블(말리는) 패널 등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전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혁신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새 제품 공개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ES 2024를 앞두고 가장 혁신적인 제품·기술에 부여하는 혁신상은 LG전자가 33개, 삼성전자가 28개를 받았다. 일본·중국 기업에 비해 훨씬 많으며, 두산·HD현대나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은 물론 로봇, 디스플레이,건설기계 등 부문에서 고르게 수상했다.

국내 업계는 내년 CES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의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이나 모빌리티 등 부문에서 일본은 신기술과 가격, 중국은 품질 면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오르고 있다"라며 "글로벌 전시회에서 현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해 격차를 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