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매물 4채 중 1채는 전국적인 투자수요가 몰리는 '강남3구'에 집중됐다. 5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111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7만채를 넘어선 건 2020년 9월 집계 이래 처음이다. 매물 건수 1위는 강남구, 2위는 송파구, 3위는 서초구로 서울 전체 매물의 24%가 강남 3구에 몰려 있다. 사진은 이날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2023.9.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남구 도곡동 '도곡쌍용예가' 전용 107.53㎡는 이달 초 14억원(11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2021년 8월말 최고 23억4000만원(7층)에 거래됐던 면적이다. 최고가 대비 9억4000만원이 내린 것으로 하락률은 40%에 달한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실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하락액 상위 10개 아파트 중 7개가 강남 3구에 있는 아파트였다.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원래 비싼것도 하락액 상위권에 집중된 이유 중 하나이지만, 이 지역 아파트들의 하락률이 20%가 넘었고 40%에 달한 곳도 있었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던지는 의미가 있다.
인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3단지' 5540세대 대단지임에도 최고가 대비 22% 하락한 거래사례가 나왔다. 강남구 도곡동 '삼익'과 강남구 일원동 '우성7차'에서도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한 거래가 최근 발생했다.
강남 3구 부동산 가격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떨어지고 빨리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초 바닥을 찍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봄들어 회복세를 보일 때도 강남권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다. 실제로 올해 최고가 기록을 깬 강남권 아파트 단지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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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고금리 상태가 장기화되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기가 현실화되는 분위기에 부동산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강남권 아파트 시세도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매물도 늘면서 시장에선 강남 3구가 무너지면 시장 냉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16일 현재 2만2298건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2.2% 늘었다. 송파구 매물은 1만1300건으로 같은 기간 14.6% 증가했다. 서초구 역시 현재 1만3009건으로 이 기간 6.1% 많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는 사치재로 볼 수 있을만큼 시장 분위기가 나쁠때도 잘 버티는 곳"이라며 "강남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서울 외곽 부동산 가격은 그보다 더 급격히, 높은비율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